스타 CEO 배출한 삼성처럼…윤 대통령 "스타 장관 많이 나와야"

입력 2022-07-19 17:47
수정 2022-07-20 01:17
윤석열 대통령이 ‘장관 힘 실어주기’에 나섰다. 19일 고(故) 이건희 전 삼성전자 회장의 사례를 언급하며 “삼성의 스타 최고경영자(CEO)처럼 스타 장관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장관들만 보이고) 대통령이 안 나온다는 얘기가 나와도 좋다”며 적극적인 정책 홍보를 주문하기도 했다.

강인선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국무회의 후 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대통령과 스타 장관들이 원팀이 돼 국정을 운영하자는 얘기를 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국무회의에서 윤 대통령은 “방송이든 신문이든 장관들이 언론에 자주 등장해야 한다”며 “해당 부처에서 하는 일과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을 적극 알리라”고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이 전 회장과 삼성의 스타 CEO들의 사례를 들어 장관들의 적극적인 소통을 주문하기도 했다. 강 대변인은 “이 전 회장은 본인은 뒤로 물러서 있으면서 스타 CEO를 많이 배출했고, 그렇게 함으로써 기업가치를 키우는 데 크게 기여했다는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실제 이 전 회장은 자율경영 체제를 확립하고 각 계열사·부문 수장들의 권한을 대폭 확대했다. 이에 따라 진대제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 회장(전 삼성전자 중앙연구소 소장), 황창규 전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 권오현 전 삼성전자 회장 등이 스타 CEO로 등극했다.

복수의 대통령실 관계자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이전에도 참모진에게 “국민들이 모르는 정책은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의미가 없다”며 “수석·장관이 직접 정책을 설명하라”고 지시해 왔다. 이에 따라 장관들은 서면으로 업무보고 내용을 브리핑하는 대신 직접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는 등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18일 업무보고 직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단적인 예다. 원 장관은 “용산에 오기 힘드니 온 김에 (브리핑을) 많이 했으면 좋겠다”며 적극적인 자세를 보였다. 원 장관은 이날 30분 이상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했다. 다른 부처에서는 장관이 차관 및 실무진과 함께 대통령실에서 브리핑해도 되는지 대통령실에 문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 역시 취임 100일을 맞는 다음달 17일을 전후해 기자회견을 검토하는 등 적극적인 언론 대응 전략을 고민하고 있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은 소통 강화에 대해 여러 연구를 하고 있다”며 “기자회견이든 간담회든 좋은 방식이 있다면 알려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