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 칼럼] 현대車 'N비전74'가 추앙받는 이유

입력 2022-07-19 17:20
수정 2022-07-20 00:10
프랑스 공상과학 소설가 쥘 베른이 저서 《신비의 섬》에서 ‘언젠가는 수소가 열과 빛의 무궁한 공급원이 될 것’이라고 쓴 게 1874년이다. 우주에서 가장 흔하고 간단한 원소인 수소를 인류가 주요 에너지원으로 사용할 날이 머지않았다고 예언한 것이다. 그로부터 148년. 실제 수소는 기후변화 대응에 유리한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자동차 등에 본격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런 수소 자동차 시대를 주도하는 게 현대자동차다. 2013년 세계 최초로 수소자동차(투싼ix FCEV) 양산에 나선 데 이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대형 트럭 분야에서도 수소 시대를 이끌고 있다. 현대차의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XCIENT Fuel Cell)’은 스위스와 네덜란드 이스라엘 등에 수출된다. 일본 독일 등 경쟁 업체들이 뒤를 열심히 쫓고 있다.

현대차가 최근 한 번 더 일을 냈다. 지난 16일 온라인을 통해 공개한 수소전기차 콘셉트카 ‘N비전74’가 미래 전기차의 표준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 현대차 공식 유튜브엔 “콘셉트대로 양산에 성공만 한다면 자동차업계의 혁명이 될 것” “현대차를 보고 심장이 터질 뻔한 것은 이번이 처음” 등 추앙의 글이 무더기로 올라와 있다.

뜨거운 반응의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우선 기술력. N비전74는 세계 처음으로 수소연료전지와 배터리연료전지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적용했다. 전기차의 가장 큰 문제인 긴 충전 시간과 무거운 중량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한 것. 5분 충전에 500㎾ 힘으로 600㎞ 주행이 가능하고, 제로백까지 4초가 채 걸리지 않는다.

제품에 얽힌 스토리도 좋다. N비전74의 외관은 1974년 첫 양산 스포츠카로 개발했다가 포기한 ‘포니 쿠페’를 닮았다. 과거 포니 쿠페에 대한 아쉬움과 미래차를 향한 집념을 N비전74를 통해 재현한 것이다. 자동차 마니아들의 감성을 건드리는 대목이다. 비전도 눈에 띈다. 현대차는 N비전74에 ‘롤링 랩’(rolling lab·움직이는 연구소)이라는 닉네임을 붙였다. 앞으로 끊임없이 기술을 보완할 것이며, 이런 기술을 운송 수단뿐 아니라 사회 전체를 수소 기반으로 바꾸는 데 확대 적용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뛰어난 기술과 스토리, 비전은 애플 마니아층의 토대다. 현대차라고 못할 게 없다. 현대차의 거침없는 도전을 응원한다.

박수진 논설위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