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뱅크, ARM 런던 상장 계획 중단"

입력 2022-07-19 17:16
수정 2022-07-20 00:30
일본 소프트뱅크가 반도체 설계업체 ARM을 영국 런던증권거래소에 상장하려던 계획을 보류했다. 이달 초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사퇴를 발표하는 등 영국 정치권의 불확실성이 커진 데 따른 대응이란 분석이다.

1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소프트뱅크 내부 관계자를 인용해 소프트뱅크가 ARM을 런던·뉴욕증시에 동시 상장하려던 계획을 수정해 뉴욕증시에만 상장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소프트뱅크는 2016년 ARM 지분 14억1200만 주를 총 320억달러(약 42조원)에 인수했다. 2020년 9월 미국 엔비디아와 ARM 매각 계약을 체결했지만 규제당국의 승인을 얻지 못했다. 올해 2월 계약을 철회하고 내년 3월까지 ARM을 기업공개(IPO)하는 계획을 세웠다.

소프트뱅크는 당초 ARM을 뉴욕증시에 상장하려 했다. 소식을 접한 영국 정부가 런던증시에도 상장하라고 설득했다. FT에 따르면 존슨 총리가 직접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에게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달 초 존슨 내각이 흔들리며 상황이 달라졌다. 소프트뱅크와 영국 내각을 연결하던 핵심 각료들이 줄사퇴했기 때문이다. 게리 그림스톤 국제통상부 부장관, 크리스 필프 기술·디지털경제부 장관 등은 손 회장과 친밀한 관계로 알려졌다. 둘 다 존슨 내각을 떠나며 소프트뱅크와 영국 정부를 잇던 연결고리가 끊어졌다.

영국 내각 관계자는 FT와의 인터뷰에서 “두 각료의 사퇴로 인해 소프트뱅크가 ARM의 영국 상장을 보류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소프트뱅크 관계자도 “회사 내에서 런던증시 상장 프로젝트는 사실상 중단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