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서울 아파트 월세 가격지수가 102.0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35개월 연속 오른 것으로 역대 최장 기간 상승세다. 올 상반기 서울의 반전세(준전세) 거래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5% 늘어난 1만8063건에 달했다. 역대 최고 수준이다.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예상 속도를 뛰어넘고 있다.
금리 인상을 계기로 시작된 월세화 현상은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전후 한층 가속화하고 있다. 대출 제약과 금리 인상으로 월세를 택한 실수요자의 비용 부담이 한층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18일 한국부동산원 집계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통합월세가격은 전월에 비해 0.07% 올랐다. 2019년 8월 이후 35개월째 상승세다.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15년 7월 이후 최장 기간 오름세다. 통합월세가격은 순수월세(보증금이 12개월치 월세 이하) 준월세(12~240개월치) 준전세(240개월치 초과)를 포함한 수치다.
준전세 비중도 역대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 상반기 서울 준전세 거래는 1만8063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만6639건)보다 8.5% 증가했다. 수억원씩 오른 전세보증금의 인상분을 월세로 돌린 수요가 그만큼 늘었다는 얘기다. 강남·강북을 가리지 않고 일선 중개업소에서 전세 물건을 앞지르는 ‘월세 대세’ 현상이 일반화하고 있는 이유다.
이날 기준 잠실동 리센츠의 월세 물건은 302건으로 전세 물건(220건)을 크게 웃돌았다.
오는 8월부터 연 6% 안팎의 전세자금 대출금리가 적용되고 임대차보호법 만료 전세 물량이 시장에 풀리면 전세의 월세화 속도는 한층 빨라질 전망이다. ‘현행 기준금리(2.25%)에 2%포인트를 더한 값’ 또는 ‘대통령으로 정한 비율(10%) 중 작은 값’으로 규정한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따라 월세가 전세자금 대출보다 저렴하기 때문이다.
윤수민 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기준금리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어 하반기에도 월세화 현상이 가속화하면서 월세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