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콘텐츠에 특화된 인공지능(AI) 기계 번역 기술 개발 기업 엑스엘에이트(XL8)가 36억원 규모의 프리A 브릿지 투자를 유치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투자는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가 주도하고 기존 투자사인 퓨처플레이가 추가로 참여했다.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의 맹두진 부사장은 “전 세계적으로 영상 콘텐츠에 대한 현지화(번역, 더빙 등) 수요는 쏟아지고 있지만, 이를 번역할 휴먼 영상 번역가들의 공급은 한계가 있다”면서 “엑스엘에이트의 콘텐츠 특화 엔진이 그 해답이 되어줄 것”이라고 전했다.
2019년 실리콘밸리에 설립된 엑스엘에이트는 AI를 활용한 구어체 번역에 독보적인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기술력을 인정받아 지난 4월 중소벤처기업부 팁스(TIPS)와 경기도 윙(WING) 프로그램에 선정된 바 있다. 회사가 창업 이후 번역한 영상 콘텐츠 분량은 50만 시간을 넘어섰고, 번역한 단어는 24억개, 현재 지원하는 번역 언어쌍의 종류는 총 66개로 집계됐다.
엑스엘에이트는 영상 내 대사의 맥락에 따른 번역 뿐만 아니라 한국어의 ‘하세요’, ‘합쇼’, ‘해라’ 등의 존중어, 높임말 등 인물 관계도 고려한 번역이 가능하다.
회사는 넷플릭스, 디즈니와 같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에 제공되는 영상 콘텐츠의 현지화를 위해 글로벌 번역서비스 제공업체(LSP) 아이유노-에스디아이와 협업하고 있다. 하반기에는 영상 번역툴 미디어캣(MediaCAT)을 선보일 예정이다. 미디어캣은 영상을 업로드하면 몇 번의 클릭만으로 자동으로 대사을 추출해 타임코드를 맞추고 대사를 원하는 언어쌍으로 번역한 뒤 원하는 음성으로 더빙작업까지 지원한다.
엑스엘에이트 정영훈 대표는 “인공지능 기계 번역은 휴먼 영상 번역가의 업무를 더욱 효율적으로 만들어주는 강력한 기술이 될 것”이라며, “전 세계의 다양한 콘텐츠들이 더욱 빠르고 정확하게 고객들과 만나 이를 통해 모두가 더욱 즐겁고 에너지 넘치는 삶을 살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엑스엘에이트는 구글 소프트웨어 및 리서치 엔지니어팀을 리드하며 구글 인공신경망 기반 자연어처리 서비스 출시를 이끌었던 정영훈 대표와 애플 엔지니어 출신 박진형이 2019년 설립한 스타트업이다. 본사는 미국 산호세에, 한국 지사는 양재 AI 허브에 있다.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