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비서실 최영범 홍보수석이 17일 '탈북 어민 북송' 사건에 대한 공식 브리핑에서 마이크를 잡았다.
최 수석이 현안에 대해 직접 언론 앞에 나선 것은 윤석열 대통령 취임 후 처음으로, 이를 두고 분분한 해석이 나왔다. 그간 정례 브리핑은 홍보수석 산하 대변인단이 도맡아온 바 있다.
일각에선 정의용 전 국가안보실장의 주장에 대한 반박 성격이었던 만큼, 사안의 무게를 고려해 평소보다 더 고위 인사를 '스피커'로 출격시켰다고 봤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대통령실의 '사적 채용' 논란을 공세적으로 제기하고 있는 만큼, 다방면의 엄호가 요구되는 '고난도'의 상황이라는 점도 계산했다는 분석이다.
최근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하는 가운데, 김대기 비서실장과 5수석 등 핵심 참모들의 역할이 눈에 띄지 않는다는 지적을 염두한 변화라는 지적도 있다.
그가 전례 없는 '도어스테핑'으로 최전선에서 여론의 화살을 직접 받아내고 있지만, 참모들은 후방에서 속수무책 당하고만 있다는 시선이 여권 안팎에서 쏟아졌다. 이같은 연장선에서 최 수석의 브리핑을 일종의 '메시지 관리'의 신호탄으로 풀이한 것이다.
고위 관계자도 이날 "여러분이 '홍보수석은 뭐 하는 사람이냐' 얘기했다고 들어서 일주일에 한두 차례는 직접 뵙고 설명하는 게 좋겠다 해서 내려온 것"이라고 했다.
과거 청와대 출입기자 등 정치부 현장에서 일했던 최 수석은 이날 비교적 안정적인 브리핑으로 무난한 데뷔전을 치렀다는 평가다. 앞으로도 사안의 경중을 따져 수시로 브리핑에 나설 전망이다. 필요하면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 출연 등도 고려하겠다는 입장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이 윤 대통령의 지지율을 방어하기 위해 당분간 '올 코트 프레싱'(전면 강압 수비)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최 수석의 브리핑뿐 아니라, 그간 언론과 접촉을 가급적 피해온 김 비서실장 등 다른 참모들도 윤 대통령의 입장을 전하는 데 과감히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통해 윤 대통령에게만 집중되던 시선을 분산시키고, 그의 국정 운영 철학을 다각도에서 전파한다는 복안이다. 동시에 야권의 공세를 효과적으로 차단해, 지지율 반등의 발판을 마련하려는 전략이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