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외식 물가가 큰 폭으로 뛰었다.
17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올 상반기(1∼6월) 외식물가 지수는 전년 누계 대비 6.7% 올랐다.
품목별로 보면 대표적인 서민 음식인 삼겹살 물가가 7.4% 상승했고, 밖에서 사 먹는 쇠고기와 돼지갈비 가격도 각각 8.5%, 7.9% 올랐다. 자장면 가격은 상반기에만 9.1% 치솟았고, 짬뽕(8.2%)과 탕수육(6.1%)도 적지 않게 가격이 올랐다.
여름 보양 메뉴인 삼계탕과 냉면도 각각 4.4%, 7.6% 올라 상승폭이 컸다. 치킨(8.8%), 피자(8.4%)도 눈에 띄게 가격이 상승했고, 김밥(9.1%), 떡볶이(8.0%), 라면(8.6%) 등 분식 가격도 크게 올랐다. 그나마 저렴하게 식사를 할 수 있는 구내식당 식사비(3.5%)와 도시락(7.4%) 가격마저 올라 서민 부담을 키웠다.
이외에도 올 상반기 물가 조사 대상인 외식 품목 39개의 가격이 일제히 올랐다. 소득 수준은 동일하지만 물가가 오르면서 소비자들의 실질적인 구매력은 떨어졌다.
올 1분기 특별시·광역시 등 도시에 거주한 2∼4분위 중산층 근로자 가구의 명목소득은 늘었지만, 물가 영향을 고려한 실질소득은 1년 전보다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최근 물가 상승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글로벌 원자재 가격 상승 등 대외 요인 영향이 큰 만큼 정부 차원에서 효과적인 대책을 당장 내놓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지난 5월 출범 이후 2차 추가경정예산 편성(5월 29일), 민생 안정 대책(5월 30일), 새 정부 경제정책방향(6월 16일), 당면 물가 안정 대책(6월 19일), 고물가 부담 경감을 위한 민생 안정 방안(7월 8일) 등 다섯 차례에 걸쳐 물가 안정 과제를 발표했다. 그럼에도 물가 정점은 아직 멀었다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3일 '제45회 대한상의 제주포럼'에서 "10월 정도 가면 밥상물가, 장바구니 물가는 조금 안정시킬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같은 날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물가 상승의 정점을 묻는 질문에 "올해 3분기 말에서 4분기 초로 본다"고 답했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