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IPO '꽁꽁'…美은행 잇단 어닝쇼크

입력 2022-07-15 17:28
수정 2022-07-16 0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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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모간 모건스탠리 등 미국 대형 은행의 올 2분기 순이익이 30% 가까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발(發) 유동성 잔치가 끝나자 인수합병(M&A), 기업공개(IPO) 등을 담당하는 투자은행(IB) 부문 실적이 크게 고꾸라졌다. 우크라이나 전쟁, 인플레이션 등의 영향으로 경영 환경과 실적 불확실성도 크다는 분석이다. 2분기 어닝시즌이 개막된 가운데 기업 실적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IB 부문 ‘직격탄’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간은 지난 2분기 순이익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28% 감소한 86억5000만달러(약 11조4500억원)로 집계됐다고 14일(현지시간) 밝혔다. 대출 부실화에 대비해 4억2800만달러의 충당금을 쌓은 게 수익성 감소로 이어졌다고 JP모간은 설명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316억3000만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1% 늘었지만 시장 예상치(319억5000만달러)에는 못 미쳤다.

모건스탠리도 사정은 비슷했다. 모건스탠리의 2분기 매출은 131억3000만달러, 순이익은 25억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11%, 29% 감소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JP모간과 모건스탠리의 순이익이 시장 전망치를 밑돈 것은 2020년 초 이후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IB 부문 실적 감소가 치명적이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침체를 막기 위한 각국의 부양책으로 시중에 유동성이 흘러넘치면서 M&A, IPO 등이 활발히 이뤄졌다. 하지만 급격한 물가 상승에 미국 중앙은행(Fed)이 고강도 긴축에 나서고 경기침체 우려까지 겹치자 거래가 위축됐다. 이 때문에 자문 등을 통해 수수료를 벌어들이던 IB 부문이 직격탄을 맞았다.

JP모간의 IB 부문 2분기 수수료는 16억5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4% 급감했다. 모건스탠리 IB 부문이 2분기 거둬들인 수수료도 1년 전에 비해 55% 감소했다. 미국 투자자문사 로건캐피털매니지먼트의 크리스 오키프 총괄 매니저는 “경기침체 공포 앞에서 M&A 활동이 일시정지한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고 했다. 주택경기 침체 여파로 JP모간의 주택담보대출도 1년 전보다 45% 감소했다. 다이먼 “전쟁 등, 세계 경제에 악영향”주식과 채권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자 트레이딩 부문 매출은 증가했다. 올 2분기 JP모간의 트레이딩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 늘었다. 같은 기간 모건스탠리의 트레이딩 매출 증가율은 21%에 달했다. 금리 상승의 수혜도 있었다. JP모간의 순이자 수입은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한 152억달러를 기록했다. 시장 예상치(149억8000만달러)를 웃돌았다.

소비자 금융 부문에서도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 2분기 JP모간의 신용카드를 통한 지출(여행, 외식 등 포함)은 1년 전보다 21% 증가했다. 직전 분기에 비해선 15% 늘었다. 인플레이션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지 않았다는 얘기다. JP모간은 “경기침체가 임박했다는 징후는 거의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간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경제는 계속 성장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높은 인플레이션, 금리 인상의 불확실성 등이 세계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날 실적 충격으로 JP모간 주가는 전날 대비 3.49% 하락한 108달러에 마감했다. 자사주 매입 잠정 중단 소식에 낙폭이 커졌다. 모건스탠리 주가는 전날보다 0.39% 내린 74.6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두 종목 모두 장중 52주 신저가를 썼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