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를 비롯한 다양한 형태의 인지 퇴행은 노년기 삶을 위협하는 요인이다. ‘새로운 암’으로도 불리는 치매는 오늘날 다양한 암 치료법이 개발되는 것과 달리 그 원인과 치료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생활방식을 바꿈으로써 인지 퇴행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사실이 최근 연구들로 밝혀지기 시작했다. 치매와 알츠하이머는 우리의 노력으로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뇌과학자이자 노화생리학 전문가인 제임스 굿윈 영국 러프버러대 노화생물학 교수는 《건강의 뇌과학》에서 나이 들어도 지혜롭고 건강한 뇌 상태를 유지하는 비결을 소개한다. 그는 최신 연구를 통해 식습관 변화와 비교적 단순한 운동을 통해 뇌를 젊어지게 하고 노화를 늦출 수 있다고 설명한다.
저자는 먼저 건강에 가장 치명적인 습관으로 ‘오래 앉아 있기’를 꼽는다. 하루에 앉아 있는 시간이 한 시간 늘면 사망률이 2% 증가한다는 것. 앉아 있는 습관은 기억과 관련된 두뇌 영역도 위축시킨다. 알츠하이머 발병의 약 13%가 활동 부족의 결과로 추정되는 만큼 앉아 있는 시간을 25% 줄이면 전 세계에서 약 100만 건의 알츠하이머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각자 ‘의자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최대한 앉아 있는 시간을 줄이라고 권한다.
적게 먹는 것 또한 두뇌 건강에 도움을 준다. 지나친 칼로리 섭취는 체내 염증을 유발하고 노화를 촉진하기 때문이다. 과식은 뇌세포에도 과도한 부담을 준다. 저자는 하루 세끼에 간식까지 챙겨 먹는 식습관은 인류 진화 역사를 거스르는 일이라고 단언한다. 인간은 150만 년에 걸쳐 산발적으로 식량을 섭취하는 ‘간헐적 단식’에 맞게 진화해왔다는 것이다. 저자는 때때로 24시간 정도 공복을 유지하는 것이 두뇌를 스트레스에서 보호하고 인지 퇴행 속도를 늦춘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이 뇌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도 소개한다. 사회적 활동에 참여하고 폭넓은 사회적 네트워크를 개발하는 것이 치매 예방에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최종석 기자 ellisic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