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의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0.4%포인트가량 오른다. 주담대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8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뛰면서다. 주담대 금리가 올해 안에 연 8%를 넘길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족’의 이자 상환 부담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한 달 새 0.4%포인트 ‘껑충’
15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6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2.38%로 한 달 전(1.98%)보다 0.4%포인트 상승했다. 2014년 7월(2.48%) 후 7년11개월 만의 최고치다. 상승폭도 2010년 1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를 집계한 이후 가장 크다. 기준금리 인상이 본격화하기 전인 작년 7월 코픽스가 0.95%였다는 것과 비교하면 1년 새 두 배 넘게 뛰었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시중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 금리다. 신규 취급액 코픽스는 매달 새로 조달한 자금을 기준으로 삼기 때문에 시장의 금리 변동이 빠르게 적용된다.
코픽스엔 예·적금 금리와 금융채 등이 영향을 미친다. 한국은행이 지난 5월 기준금리를 연 1.5%에서 연 1.75%로 올린 이후 은행권은 연 3%를 웃도는 예·적금 금리 상품을 내놓으면서 자금을 조달했다. 1년 만기 은행채(AAA·무보증) 금리가 가파르게 오른 것도 영향을 줬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년 만기 은행채 금리는 이달 14일 연 3.656%로 지난달 14일(연 3.023%)보다 0.633%포인트 올랐다. 연초(연 1.719%)와 비교하면 2.12배로 뛰었다. 5억 주담대 年이자 부담 200만원↑16일부터 코픽스에 연동되는 시중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도 일제히 오른다. 코픽스 변화를 거의 그대로 반영하는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0.4%포인트씩 금리를 인상했다. 국민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는 연 3.70~5.20%에서 연 4.10~5.60%로 뛰었고, 우리은행은 연 4.15~5.13%에서 연 4.55~5.53%로 올랐다.
4대 시중은행의 이날 변동형 주담대 금리 구간이 연 3.70~6.22%인 점을 감안할 때 코픽스 상승분을 반영하면 금리 상단이 머지않아 연 7% 선을 찍을 전망이다. 연 3.42~6.21% 수준인 전세대출 금리도 상단은 연 7% 돌파를 목전에 두게 됐다. 주담대 금리가 상승하면 빚 내서 집을 산 중산층과 서민의 이자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5억원의 변동금리 주담대를 받았다면 코픽스 상승률만큼 대출금리가 오를 경우 연간 이자 부담이 200만원 늘어나게 된다.
금융권에선 다음달에 코픽스 인상폭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한국은행이 지난 13일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인상한 ‘빅스텝’을 단행한 이후 은행들이 예·적금 금리를 줄줄이 올리고 있어서다. 국민은행은 오는 18일부터 예·적금 상품 33종의 금리를 최대 0.7%포인트 인상한다. 8일 예·적금 25종의 금리를 최대 0.7%포인트 올린 신한은행은 이날 수신상품 14종 금리를 0.4~0.6%포인트 추가 인상했다. 앞서 하나은행과 우리은행도 수신금리를 각각 최대 0.9%포인트, 0.8%포인트 끌어올렸다.
김보형/이인혁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