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쇼크'에 무너진 코스피, 반도체가 살렸다…'6만전자' 회복

입력 2022-07-15 15:49
수정 2022-07-15 16:15

코스피가 환율 급등 영향으로 장중 2300선을 내줬지만, 중국의 2분기 경제성장률이 발표되자 상승전환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큰 폭으로 오른 점도 지수를 되살리는 데 힘을 보탰다. 특히 삼성전자는 종가 기준으로 6만원선을 회복했다.

15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8.66포인트(0.37%) 오른 2330.98에 거래를 마쳤다.

전장보다 12.80포인트 높은 2335.12에 거래를 시작한 코스피는 장중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320원을 돌파하자 급락하며 2293.45까지 빠졌다. 이를 저점으로 외국인의 코스피200 선물 순매도량이 줄자 낙폭이 줄었고, 오전 11시 이후 중국의 2분기 성장률이 발표되자 상승전환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의 외국인의 수급 변화가 두드러졌다. 장 초반에는 외국인이 현물 주식과 코스피200 선물을 대거 팔아치웠지만, 중국의 성장률 발표를 전후로 호주달러 및 유로화 대비 달러 가치의 약세가 나타나면서 매도량이 급격히 줄었다.

장 마감 기준으로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2627억원 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다. 코스피200 선물은 2681계약 순매도했다. 장중 외국인의 선물 순매도량은 1만3000계약에 달하기도 했던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선물을 다시 사들인 셈이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14원(1.07%) 폭등한 달러당 1326.10원으로 마감됐다. 간밤 유럽과 미국 시장이 개장했을 때 달러화 대비 유로화·엔화 가치가 약세를 보이면서 원·달러 환율도 개장 초부터 달러당 1320원을 넘어섰다. 에너지 수급난을 겪는 유럽의 경기 침체 우려,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 사임으로 인한 정치적 불확실성 고조 등으로 인해 감밤 유로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달러화 대비 가치가 1대1이 무너지기도 했다.

달러 강세를 진정시킨 건 중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경기부양에 나설 수 있다는 기대감이었다. 중국의 2분기 경제성장률이 예상치를 밑돌면서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중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은 29조2464조위안(약 5732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4% 늘었다. 코로나19 확산 사태가 터진 2020년 2분기의 6.8% 역성장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며, 로이터통신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 1%도 밑돌았다. 제로 코로나 정책에 따른 도시봉쇄의 여파다.

상반기 중국의 GDP 성장률은 2.5%로, 올해 연간 목표치 5.5% 달성이 불투명해졌다. 이에 중국 정부가 목표치 달성을 위해 적극적으로 경기 부양에 나설 수 있다는 기대감이 부상했다.

시가총액 비중이 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4.35%대와 5% 오른 점도 지수를 떠받쳤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16일 이후 21거래일만에 종가 기준 6만원선을 회복했다.

간밤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가 1.92% 상승한 영향으로 보인다.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TSMC가 호실적을 발표하면서 반도체 업황 악화 우려가 과도했던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된 영향으로 상승했다.

이외 삼성SDI와 현대차, 기아도 강세였다. 장중엔 약세 흐름이었던 LG에너지솔루션도 강보합으로 마감됐다.

반면 LG화학, 카카오, 삼성바이오로직스, 네이버(NAVER)는 약세였다.

코스닥은 전일 대비 3.69포인트(0.48%) 내린 762.39에 거래를 마쳤다. 이 시장에서는 개인이 1932억원 어치 주식을 샀고,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239억원 어치와 732억원 어치를 팔았다.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에서는 HLB와 알테오젠만 상승했다.

이날 무상증자로 발행된 주식이 상장된 에코프로비엠은 4.7% 하락하며 시가총액 1위 자리를 셀트리온헬스케어에 내줬다. 셀트리온헬스케어도 1.12% 하락했지만, 에코프로비엠보다 덜 빠진 덕에 코스닥 대장주 자리를 되찾았다.

이외 카카오게임즈, 엘앤에프, 펄어비스, 셀트리온제약, 씨젠, 천보 등도 1~4%대로 하락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