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클럽 다녀온 뒤 피 토했다"…'강남 역병' 괴소문

입력 2022-07-15 10:03
수정 2022-07-15 10:04

강남 클럽을 방문한 뒤 피가 섞인 가래를 토하거나 어지럼증 및 근육통 등을 호소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15일 '클럽365'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 같은 증상을 호소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용자들이 공통으로 호소하는 이 증상은 '강남 역병'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또 증상을 겪은 사람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의심해 검사를 해보면 음성이 나온다고 말하고 있다.

네티즌들은 "클럽을 다녀온 뒤 급격하게 몸 상태가 나빠졌다. 독감에 준하는 수준"이라며 "열과 식은땀이 나고 누군가에게 맞은 것처럼 온몸이 아프다"고 밝혔다.

한 네티즌은 "병원에서 근무하는 지인이 'A형 인플루엔자' 같다는 소견을 보였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A형 인플루엔자는 한 때 대한민국을 휩쓴 바 있는 '신종플루'로, 지난 2009년에 발생해 214개국 이상에서 18500명의 사망자를 발생시킨 바 있다.

반면 전문가들은 '강남 역병'에 대해, 클럽 내 에어컨 등 냉방시설의 위생 관리가 되지 않아 레지오넬라균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한다.

레지오넬라증은 물에서 서식하는 레지오넬라균에 의해 발생하는 감염성 질환이다. 레지오넬라균이 에어컨 등에서 발생하는 물 분자에 올라타 공기 중 퍼져 사람들을 감염시킨다. 객혈과 발열, 오한, 근육통 등이 대표 증상이다. 사람 간 전염은 이뤄지지 않는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클럽 등 밀폐된 공간에서 에어컨을 트는 곳을 다녀온 뒤 고열과 기침에 시달리면 즉시 병원에서 진단받을 것을 권고했다.

이 같은 증상을 호소하는 이들이 늘자 클럽이 밀집한 서초구는 직접 점검에 나서기로 했다.

서초구청 관계자는 한경닷컴에 "우선 관련된 클럽 담당자에게 에어컨 등 냉방장치 위생관리에 유의하라고 요청할 계획"이라며 "이후 공식적인 점검은 일정을 확인한 후 진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현덕 한경닷컴 기자 khd998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