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세계 최초로 지상파 방송망을 통해 3차원(3D) 영상을 송출하는 기술을 실증하는 데 성공했다. 가정에서도 3D 영상을 선택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부산시는 기술 상용화를 거쳐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기반의 영상 콘텐츠 소비량 증가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부산시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사용자 선택형 입체 미디어 서비스 기술’을 개발하고, 서비스 실증 시연에 성공했다고 14일 밝혔다. 이 기술이 개발됨에 따라 방송국에서 3D 영상 송출이 가능해 3D TV를 보유한 가정에서는 관련 영상을 선택해 시청할 수 있게 됐다.
‘사용자 선택형 입체 미디어 서비스’는 지상파 방송망을 활용해 기존의 2차원(2D) 방송과 초고화질(UHD)의 3D 방송을 동시에 전송하는 기술이다. UHD, VR, AR 등 실감형 방송 영상 콘텐츠 증가에 따른 데이터 폭증과 기존 영상 서비스와의 호환성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차세대 스마트 미디어 서비스 기술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기존에는 2D와 3D 방송을 각각 다른 채널로 송·수신해야 했다. 시와 ETRI는 융합형 3D TV 서비스에 부가 정보를 전송해 수신기에서의 화질을 개선하는 기술을 개발해 2D 영상과 3D 영상을 동시에 송출할 수 있도록 했다. 시와 ETRI 부산공동연구실은 지난해부터 관련 기술 개발에 나섰고, 지난 6월 제주도 테크노파크에서 열린 실증시연에서 부산지역 민영 방송사의 UHD 방송망에 사용자 선택형 입체 미디어 서비스 기능을 성공적으로 연동했다.
세계에서 처음으로 ‘지상파 UHD 사용자 선택형 입체 미디어 서비스’ 기술을 확보한 시와 연구원은 내년 시험방송을 거쳐 2025년까지 국제표준화를 통해 상용화할 계획이다.
기술이 상용화되면 부산시는 영화·영상 콘텐츠 등 지역의 미디어 산업 인프라와 역량을 강화하는 데 활용할 방침이다. 기술 보급을 통해 유튜브 등 1인 미디어 산업은 물론 가상현실 방송 콘텐츠 제작 등 미디어 신시장 육성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영상 제작자는 2D 3D 등 종류에 따라 영상을 따로 제작할 필요가 없어 비용을 아끼는 대신 콘텐츠 생산에 역량을 집중할 수 있게 돼 양질의 영상 콘텐츠가 개발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준승 부산시 디지털경제혁신실장은 “이번 기술 개발로 지역 내 방송 인프라가 고도화되고, 영화와 영상의 도시인 부산이 지역특화 문화콘텐츠 산업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지역방송사 등과 함께 다양한 기술 개발을 거쳐 차세대 실감 입체 미디어 서비스 확대 도입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부산=민건태 기자 mink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