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BS 대표, 편향성 지적에 "일제가 독립군 있는 만주 불태우는 것"

입력 2022-07-14 10:04
수정 2022-07-14 11:29

제11대 서울시의회에서 다수당을 차지한 국민의힘 시의원들은 지난 1일 개원하자마자 TBS 교통방송 지원 중단 조례안을 발의했다.

이강택 TBS 대표이사는 14일 YTN 뉴스에 출연해 '뉴스공장' 정치 편향성에 대한 질문을 받고 "특정 프로그램에 문제가 있을 수는 있다"면서 "건물 창틀이 어긋났다고 건물을 부수나. 일제가 만주에 독립군 있다고 그 일대 불태우는 것과 동일한 것이다"라고 비유했다.

이 대표는 "정치적 편향성 문제에 대한 지적 받아들이고 개선하려고 노력했나"라는 앵커의 질문에 "압력도 있고 내부 반성도 있고 전체적으로 평가해보고 리뉴얼할 필요는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중지 모으고 사회적 숙의할 수 있는 자율적 논의과정을 거쳐야 '이거 안 바꾸면 밥줄 끊을 거야' 식의 협박으로 무슨 논의가 되겠나"라고 항변했다.

이어 "내부뿐 아니라 외부에서도 시각은 엇갈리기 때문에 다양한 논의가 필요하다"면서 "정치적 공정성 문제는 다른 나라에서는 이미 심의 대상이 아니다. 합의가 쉽지 않은 영역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강압적이고 일방적 방식은 집권당이라 할지라도 말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선거에서 다수 점했다고 그 당이 내건 모든 것을 정당화시킬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부연했다.

앵커는 "문재인 정권 때 부동산에 대해 비판적 내용을 방송한 적 없고 민주당이 당시 절대 다수 당이었는데 문제를 제기한 적이 없다는 비판이 없다"면서 "왜 뉴스공장 6년 방송하면서 편파적이라는 목소리에 대해 내부적으로 개선하려 노력하지 않았느냐는 목소리가 있다"고 질문했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입장을 동등하게 반영한다고 공정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두 당 사이에 유사한 측면도 많다. 양당 사이에 문제가 없는 건 공정한 거냐. 우리 사회의 노동문제가 더 많이 대변돼야 한다. 기후 위기가 양당에 의해 문제 해결되지 않는다. 부동산 문제도 시장공급론, 투기론 등 다양한 의견이 많은데 더 근본적으로 짚어져야 할 부분이 많다"는 등의 다소 엉뚱한 답을 내놓았다.

이 대표는 TBS의 독립 경영 대안에 대해 "사실 우리들의 지향점이다. 다만 방송은 허가와 규제로 묶여 있다"면서 "광고는 방송통신위에서 허가를 해줘야 한다. 그간 서울시 부속기관이라는 이유로 국고, 발전기금 등 대상에서 제외돼 있었는데 균형 있게 맞춰서 독립할 수 있는 계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자식 분가시키려 해도 전세금이나 직장 얻을 수 있는 여건 등 도와주고 독립시켜야지 그러지 않고 넌 몇살 됐으니까 엄동설한에 밖으로 나가라는 것은 징벌이자 응징이고 정치적 보복이다"라며 "방송광고 시장 줄고 있고 라디오 시장은 축소돼 있는데 (시의회가) 그걸 모르고 있다. 독립은 자기의 자유 의사결정 위해 하는 건데 협박에 의해 내쫓기다시피 하는 게 독립 맞나. 시 지원 끊어지면 독립이 위험한데 독립이 무슨 의미가 있나. 궤변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 시 의원들은 TBS가 그동안 서울시의 예산을 지원받으면서도 정치적으로 편향된 방송을 했다고 지원 중단을 요구하고 나섰다.

TBS는 '뉴스공장' 진행자인 김어준 씨에게 계약서도 없이 출연료를 지급해 서울시로부터 지난달 27일 '기관 경고'를 받기도 했다.



김현기 서울시의회 의장은 "재정 투입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방송이 공정해야 한다"면서 "재정은 서울 시민의 세금이다"라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해마다 TBS에 300억원가량을 지원했다. TBS 전체 예산의 70%를 차지한다.

이번 조례안이 통과되면 1년 유예기간을 거쳐 내년 7월부터 재정 지원이 끊기게 된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