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3일 뒤로 연기한 쏘카, 고평가 논란에도 공모가 유지

입력 2022-07-13 17:10
수정 2022-07-14 09:54
이 기사는 07월 13일 17:10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차량공유업체 쏘카가 기업공개(IPO) 일정을 사흘 뒤로 연기했다. 국내 증시가 급락하면서 투자 심리가 악화한 가운데 2분기 실적으로 기관투자가들을 끌어모으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쏘카는 13일 거래소에 정정 신고서를 제출하고 공모 일정을 사흘 뒤로 미뤘다. 당초 수요 예측일은 다음 달 1~2일, 일반청약은 8~9일로 계획했으나, 각각 8월 4~5일과 11~12일로 연기했다. 일정 조정으로 쏘카는 2차전지 분리막 제조업체 더블유씨피(WCP)와 일정이 겹치는 것을 피할 수 있게 됐다.

쏘카는 공모가는 그대로 유지했다. 처음 제시했던 희망공모가는 3만4000~4만5000원, 시가총액은 1조2060억~1조5943억원이다. 이번 상장으로 1547억~2048억원을 조달할 계획이다.

다만 정정 신고서에서 기업가치를 2조4120억원에서 2조3557억원으로 500억원가량 낮췄다. 할인율은 기존 33.9~50%에서 31.1~48.8%로 낮췄다. 금리 인상으로 할인율이 높아졌음에도 불구하고 공모가를 유지하기 위해 할인율을 조정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쏘카는 매출액 대비 기업가치 비율인 'EV/Sale' 방식으로 기업가치를 평가했다. 이 지표는 기업가치가 매출의 몇 배인지 나타내는 지표로 산업의 패러다임 변화로 성장성이 높은 업종에 주로 사용된다. 쏘카는 비교 기업으로 우버, 리프트, 그랩 홀딩스, 고토, 버드글로벌, 오비고 등 10개 사를 선정하고 이들의 평균 EV/Sales 배수 8배를 적용했다가 이번 정정 신고서에서 7.7배로 소폭 낮췄다.

일각에서는 쏘카가 더블유씨피와 맞대결을 피하기 위해 일정을 조정했다고 보고 있다. 더블유씨피는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이 최대 3조4100억원, 공모 규모가 7200억~9000억원에 이르는 대어다. 2차전지 수혜주인데다 실적도 상승세를 타고 있어 기관투자가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IB 업계 관계자는 "적자 상태인 의료 AI 기업 루닛이 흥행에 실패하고 폐배터리 업체 성일하이텍의 열기가 뜨거운 것만 봐도 실적이 뒷받침되는 기업들에만 돈이 몰리는 분위기"라며 "흑자 전환에 성공하지 못한 쏘카가 더블유씨피와 동시에 공모를 진행할 경우 흥행에 참패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일정을 조정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쏘카는 2분기 흑자를 달성했고 올해 연간 기준으로도 순익을 낼 수 있다는 점을 투자자들에게 강조한다는 계획이다. 쏘카의 지난해 매출은 2890억원으로 전년 대비 31% 증가했다. 영업손실도 210억원으로 전년(147억원)보다 43% 늘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