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7월 13일 16:37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의료 인공지능(AI) 기업 루닛이 코스닥 상장을 위해 진행한 일반 청약에서 흥행에 실패했다. 수요예측 이후 공모가를 하단보다 30% 낮게 책정하며 시장 친화적 전략을 펼쳤지만, 바이오 섹터를 향한 얼어붙은 투자 심리를 이겨내기엔 역부족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13일 투자금융(IB) 업계에 따르면 루닛의 일반 청약 통합 경쟁률은 약 9대 1로 집계됐다. 주관사인 NH투자증권에 약 9500건의 주문이 들어왔다. 증거금의 50%를 미리 납부하는 청약 증거금은 410억원에 그쳤다.
최소 청약 단위인 10주 이상 신청한 투자자는 인당 약 15~16주를 받게 될 예정이다.
루닛의 일반 청약 경쟁률은 올해 일반 청약을 진행한 코스닥 IPO 기업 중 보로노이(5.6대 1), 공구우먼(7.5대 1)에 이어 세 번째로 낮은 수치다.
루닛은 앞서 진행한 수요예측에서도 흥행에 실패했다. 국내외 기관 162곳이 참여해 경쟁률 7.1대 1에 그쳤다. 상장 이후 의무 보유 확약을 신청한 기관도 31곳에 불과했다.
수요예측 결과를 받은 이후 루닛과 주관사는 공모가를 희망 가격 범위(4만4000~4만9000원) 하단보다 30% 낮은 3만원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일반 투자자들 역시 루닛에 대해 우호적이지 않은 평가를 하였다. 최근 증시 변동성이 확대된 가운데 바이오산업에 대한 투자 심리가 차갑게 식었다. 애초에 공모가 희망 범위가 고평가됐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공모가를 하반 대비 30% 줄였어도 여전히 투자 매력이 크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추가로 부진한 수요예측 결과와 유통물량 부담도 영향을 끼쳤다는 평가다. 루닛의 상장 직후 시장에서 유통할 수 있는 물량은 상장 예정 주식 수의 49.3%에 달한다. 상장 이후 한 달 뒤엔 추가로 재무적투자자(FI)가 보유한 지분 15.5%도 추가로 시장에서 거래될 수 있다.
루닛은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암을 조기에 발견하는 의료 진단분석 기업이다. 암 진단을 위한 AI 영상분석 솔루션 ‘루닛 인사이트’와 암 치료를 위한 AI 바이오마커 플랫폼 ‘루닛 스코프’가 대표 서비스다.
이번 기업공개를 통해 확보한 자금은 임상 인허가 비용 데이터 비용, 신규 인력 채용 등에 사용한다. 루닛의 예상 시가총액은 공모가 기준 3886억원이다. 21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이날 일반 청약을 마무리한 IBKS제18호 스팩의 경쟁률은 438대 1로 집계됐다. 청약 증거금으로 8757억원이 모였다. 발기인으로 엠앤엠인베스트먼트와 스카이워크자산운용, JC에셋자산운용, IBK투자증권 등이 참여했다. 오는 22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