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되면 꼭 떠오르는 노래가 있다. 리드미컬한 멜로디와 시원한 트로피컬 사운드가 섬 한 가운데 놓인 듯한 해방감을 주는 위너의 '아일랜드(ISLAND)'다. 2017년에 나온 이 노래는 올여름에도 역시나 "간접여행을 하는 기분"이라는 평과 함께 회자되고 있다.
'청량'이라는 수식어가 가장 잘 어울리는 팀답게, 위너는 이번에도 컴백 시기를 여름으로 잡았다. 이달 초 발매된 새 미니앨범 '홀리데이(HOLIDAY)'의 타이틀곡 '아이 러브 유(I LOVE U)'에는 계절감과 함께 위너 특유의 밝고 에너제틱한 감성이 가득 담겨 음원차트에서 꾸준히 순위 상승을 끌어내고 있는 중이다.
팀의 컬러를 음악적으로 잘 표현해내는 것은 위너의 큰 강점으로 꼽힌다. 청량하고 시원한 느낌은 곧 이들의 이미지로 연결되는데, 프로듀싱을 도맡고 있는 강승윤은 "대중이나 팬분들이 어떤 색을 떠올리면서 위너랑 맞아떨어진다고 생각한다는 게 어쩌면 가수 인생에서 없을 수도 있는 일이지 않냐. 정말 감사한 일"이라고 했다.
이번 앨범을 통해서는 한층 여유로우면서도 견고해진 위너의 매력을 엿볼 수 있다. 타이틀곡만 듣는 것에서 끝나기엔 아쉬울 정도로 전 트랙에 순도 100%의 위너 표 감성이 가득 담겼다. 공통으로 위너의 색깔은 들어가 있지만, 비슷한 느낌이란 없다. 레트로한 분위기가 매력적인 '10분', 편안하게 귀에 감기는 뭄바톤 스타일의 '홀리데이(HOLIDAY)', 칠한 느낌의 '새끼손가락'까지 각 트랙이 지닌 매력이 각기 다른 감상을 준다.
팬들에게는 선물과 같은 트랙도 담겼다.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김진우, 이승훈의 합류와 함께 완전체로 컴백한 위너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항상 팬들에게 돌아가겠다는 마음을 담은 '집으로'를 수록했다. 여기에 위너에 대해 스스로 돌아보며 '가족보다 더 가족 같은'이라고 표현한 곡 '패밀리(FAMILY)'도 있다. 아이돌 마의 7년을 넘고 멤버 전원이 재계약을 체결하며 더욱 단단해지고, 돈독해진 이들의 팀워크가 곳곳에서 느껴졌다.
이러한 진정성은 한데 모여 위너라는 이름의 유쾌한 에너지를 만들어냈다. 여전히 위너를 보면 즐겁고 웃음이 난다. "9년 차가 됐다고 해서 무게감 있는 노래를 하고 싶진 않았다. 가볍고 밝은 노래로 사람들을 즐겁게 해줄 수 있는 게 훨씬 더 쿨하고 멋있는 거라 생각한다"는 강승윤의 말은 곧 이들의 색깔을 대변한다. 기분 좋은 음악을 한다는 것. 가장 강력한 위너의 무기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