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할 곳 없어 접는다" 빌 애크먼, '5조원' 스팩 청산

입력 2022-07-13 11:45
수정 2022-07-13 13:03


억만장자 헤지펀드 투자자 빌 애크먼이 40억달러(약 5조2000억원) 규모의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을 청산했다. 현재 투자할 대상이 마땅치 않다는 이유다.

1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빌 애크먼 퍼싱스퀘어 캐피털 회장은 퍼싱스퀘어 산하의 스팩 기업 ‘퍼싱스퀘어톤타인홀딩스’를 청산했다. 이 스팩은 애크먼이 2020년 7월 상장시켰다. FT에 따르면 사상 최대 자금을 모았던 스팩이다. 애크맨은 스팩을 청산하면서 자금을 투자자들에게 모두 돌려줄 계획이다.

애크맨은 코로나19 사태에서 자본시장이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한 영향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자본시장과 우리 경제의 빠른 회복세는 나라에 좋았지만 우리 스팩에는 불운이었다”며 “전통적인 기업공개(IPO)가 스팩 인수 상장의 강력한 경쟁자가 됐으며, 상장을 원하는 우수한 기업들이 선호하는 대안이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스팩은 설립된 후 2년 안에 우회 상장을 성공시켜야 한다. 그러나 퍼싱스퀘어톤타인홀딩스는 설립 2년을 수 주 앞둔 현재까지 우회 상장을 할 기업을 찾지 못했다. 애크먼은 이 스팩에 모금된 금액을 유니버셜 지분 그룹 지분 10%를 인수하는 데 사용하려 했다가 규제 당국의 제지를 받아 중단하기도 했다. 이후 로버트 잭슨 전 미 증건거래위원회(SEC) 위원 등에게 스팩을 ‘불법 투자회사’로 운영했다며 소송을 당하기도 했다.

애크먼은 이날 자신이 새로운 사모 인수 회사를 세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