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을 하다 인터넷이 끊기자 홧김에 건물 외벽에 매달린 채로 인터넷 케이블 등을 자른 20대 여성이 입건됐다.
대전둔산경찰서는 A(22)씨를 특수재물손괴 등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12일 밝혔다.
A씨는 지난달 14일 오후 3시쯤 대전 서구 갈마동 모 빌라 2층 외벽에 매달려 인터넷 케이블 등을 자른 혐의를 받는다. A씨가 범행을 저지를 때 앞 건물 주인이 “한 남자가 전선을 자르고 있다”고 112에 신고했다.
마른 몸에 염색한 짧은 머리를 하고 있던 A씨는 목덜미와 팔에 문신이 있어 처음에 남성으로 오해받았다. 둔산경찰서 갈마지구대 경찰 6명이 출동했을 때 A씨는 폭우를 맞으며 외벽 전선을 잡고 가위로 굵은 선을 열심히 자르고 있었다.
그는 반소매 티와 반바지 차림이었고, 왼팔에 걸린 쓰레기봉투에는 잘린 인터넷 케이블 등이 담겨있었다. 바닥에도 잘린 전선이 떨어져 있었다. 경찰은 A씨가 추락할 위험이 있다고 보고 119 구급대에 연락해 함께 구조작업을 벌였다. 또 전선 복구 등을 위해 한국전력에도 즉시 알렸다.
119 구급대원들이 도착했음에도 A씨는 전선을 잡고 좌우로 오가며 가위를 휘둘렀다. 경찰이 A씨 주변 벽에 사다리를 놓고 다가가자 “가위를 던지겠다”고 위협까지 했다.
A씨는 30여분쯤 소동을 벌이다가 힘이 빠져 전선을 잡고 휘청거렸다. 경찰은 이 틈을 타 A씨의 가위를 빼앗고, 119구급대원들이 A씨를 바닥으로 끌어 내렸다. 현장에서 검거한 뒤 확인한 결과 그는 남성이 아닌 20대 여성이었다.
A씨는 “집에서 인터넷을 하다 끊겨 화가 나서 ‘남들도 하면 안 되지’라고 생각해 집에 있던 가위를 들고 나가 선들을 잘랐다”고 진술했다. A씨의 범행으로 일대 인터넷은 복구 전까지 중단됐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