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의 엑소좀 치료제 임상이 시작될 전망이다.
12일 서울 드래곤시티에서 한국경제신문 주최로 열린 ‘2022 대한민국 바이오투자 콘퍼런스(KBIC 2022)’에서 박재형 엑소스템텍 최고전략책임자(CSO)는 “퇴행성 관절염 치료제 ‘카티좀’의 국내 임상 1상이 연내 개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예정대로라면 국내에서는 최초 사례다.
엑소스템텍은 줄기세포 유래 엑소좀을 이용해 치료제를 개발하는 기업이다. 엑소좀은 세포 내 작은 주머니(소포체)로, 모세포의 단백질을 포함하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모세포의 ‘아바타’인 셈이다. 이런 특성 때문에 최근 줄기세포의 유효물질을 포함하고 있는 엑소좀이 치료제로 개발되고 있다. 세포가 아니기 때문에 보관 및 유통이 용이하고, 다른 사람의 엑소좀을 주입해도 면역거부반응이 일어나지 않는다.
박 CSO는 “줄기세포가 퇴행성 관절염에 효과가 있다는 것은 많은 치료제와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며 “줄기세포의 유효물질을 모두 가지고 있되 보관이 쉬운 엑소좀 치료제는 좀 더 시장성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회사가 공개한 전임상 데이터에 따르면 관절염 동믈 모델에서 망가진 연골조직이 상당 부분 회복된 것을 확인했다. 또 골관절염의 손상 정도를 확인하는 수치(Mankin score) 역시 매우 낮아졌다.
회사는 카티좀의 후속으로 간섬유화 치료제인 ‘헤파토좀’을 개발 중이다. 박 CSO는 “내년께 헤파토좀의 임상 1·2a상을 개시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날 발표에서는 종양 엑소좀 억제제 ‘EST-SFX-T’에 대한 임상 진행 상황도 소개됐다. EST-SFX-T는 암 세포가 분비하는 엑소좀을 저해하는 물질이다. 경북대 의대 연구진이 개발한 물질이다. 엑소스템텍이 기술이전해 임상을 진해 중이다. 지난해 7월 식품의약품안전처는 EST-SFX-T와 키트루다의 병용 치료에 대한 임상 1·2a상을 승인했다.
박 CSO는 “암 유래 엑소좀이 암 전이 및 성장에 관여한다는 여러 연구들이 있다”며 “이를 억제함으로써 암을 치료해보자는 아이디어”라고 설명했다. 이어 “EST-SFX-T의 임상은 진행성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예정대로 잘 진행되고 있으며, 임상 결과에 따라 여러 암종으로 적응증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최지원 기자 jw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