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은 12일 '당원권 정지 6개월' 중징계 처분을 받은 이준석 대표를 향해 "현명한 정치인이라면 결정에 불복하는 일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 전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이 대표가) 좀 잘했으면 했는데 이런 결과가 나와서 안타깝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도 "본인이 다시 재기하기 위해서도 이럴 때 승복하는 것이 좀 더 성숙한 이 대표의 모습이 될 것"이라며 "저는 미래를 봐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나 전 의원은 "승복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렇게 얘기하기보다는 일희일비하지 않아야 한다"며 "저도 요새 사실은 계속 백의종군하고 있지 않냐"고 했다.
나 전 의원은 본인이 차기 당권 주자로 거론되는 데 대해선 "아직 시기도 안 정해져 있는데 뭐라고 말씀드리기 어렵다"면서도 "내년 선거, 내년 당대표가 해야 할 역할과 제가 잘할 수 있는 것이 맞는다고 하면 출마하는 게 맞을 것"이라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나 전 의원은 "지난번 전당대회 때 당대표에 출마한 이유는 실질적으로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포용할 줄 알고 조율할 줄 아는 당대표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앞서 이 대표는 당 중앙윤리위원회의 징계가 확정된 지난 8일 불복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그는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 대표에서 물러날 생각이 있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그럴 생각 없다"며 "수사 절차가 시작도 되기 전에 6개월 당원권 정지라는 중징계를 준다는 것은 윤리위 형평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실제로 이 사건에 대해 통보도 수사도 받은 게 없다"며 "김성태·염동렬(전 의원)은 대법원판결을 받고도 징계 처분이 안 내려지는데, 저는 수사도 시작되지 않았는데 중징계를 받은 것이다. 앞으로 윤리위는 이 괴리를 어떻게 극복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지난 11일 이 대표의 공백을 당대표 직무대행 체제로 메꾸기로 결정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초선, 재선, 중진 의원 모임을 잇달아 열며 권성동 원내대표의 당대표 직무대행 체제에 뜻을 모았다. 권 원내대표는 "이 대표의 복귀를 전제로 결정한 것이냐"는 물음에 말을 아꼈지만, 사실상 당이 '이준석 지우기'에 나섰다는 관측도 나온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