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재판에서 증인으로 소환된 이광철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이 침묵으로 일관하자 "숨길 걸 숨겨라"며 진실 규명을 촉구했다.
김 의원은 12일 SNS에 "이 전 비서관이 11일 열린 재판에서 증인으로 나와 '증언하지 않겠다'는 말만 130여 차례 반복했다"며 "아직 끝나지 않은 울산시장 선거 공작 사건의 진실규명을 위해 모두 함께해달라"고 글을 썼다.
김 의원은 이 전 비서관이 간단한 사실 관계 질문에도 응답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청와대) 선임행정관 근무 당시 민정수석이 조국이었느냐', '2017년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의 캠프에서 활동했느냐' 등 이미 알려진 사실을 묻는 질문에도 증언을 거부했다고 한다"며 "그 뻔뻔함이 가히 하늘도 찌를 기세"라고 지적했다.
이어 "심지어 작년 문재인 정권의 지배 하에 있던 서울중앙지검조차도 '범행에 가담했다는 강한 의심이 든다'고 했을 정도로 이 전 비서관의 개입 정황은 차고 넘친다"며 "'법꾸라지'처럼 증언거부 같은 꼼수로 눈속임하고 농락하려 할 것이 아니라, 죗값을 당당히 치르는 것이 한때 국민의 녹을 먹은 공직자로서의 도리"라고 했다.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사건은 2018년 6·13 지방선거에서 청와대가 당시 송철호 울산시장 후보 당선을 돕기 위해 경선 경쟁자에게 출마 포기를 종용하고, 당시 김기현 울산시장의 비위 첩보를 울산경찰청에 전달하는 '하명 수사'를 통해 선거에 영향을 미쳤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검찰은 2020년 1월 송 전 시장과 송병기 전 울산시 경제부시장,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의원(전 청와대 정무수석) 등 13명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지난해 4월 이진석 전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등을 추가로 불구속 기소했다.
김 의원은 "사건이 생긴 지 벌써 6년 가까운 긴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 1심 판결조차 나오지 않고 있다"며 "민주주의의 근간인 선거를 유린하는 심각한 불법이자, 문 대통령이 탄핵 될 수도 있었던 중대 사안이다. 더이상 지체돼서 안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헌정사에 최악의 불법·관권 선거로 기록될 울산시장 선거 공작 사건의 진실은 반드시 철저히 밝히고, 그 책임자를 엄중 처벌해야 한다"며 "이 땅에 다시는 민주주의의 꽃인 선거가 권력자의 불법·관권 공작으로 얼룩지는 일이 없도록 악의 뿌리를 뽑아내고, 자유민주주의의 꽃을 활짝 피워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