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주가 상승 기대감을 높이던 항공주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이라는 암초에 부딪혔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여름 성수기인 3분기부터 실적 개선으로 강한 주가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대한항공은 전 거래일보다 1000원(3.98%) 내린 2만41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아시아나항공은 500원(3.28%) 하락한 1만4750원으로 마감했다.
장중에 대한항공은 2만4100원, 아시아나항공은 1만4700원까지 각각 낙폭을 키워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수가 재차 급증세를 보이면서 항공주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가 코로나19 유행세가 확산 국면으로 전환했다고 공식화한 가운데 11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만2693명으로 집계됐다. 이날 신규 확진자 수는 1주일 전인 지난 4일(6249명)과 비교하면 2배, 2주일 전인 지난달 27일(3423명)보다는 3.7배 급증했다.
국내 항공사들의 주가 하락은 여객 수요 회복 및 영업적자 축소에도 화물 피크아웃 및 소비 침체로 중장기 여객 수요가 기대치를 하회할 수 있다는 우려가 더 크게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높은 운임과 수송량 증가로 단기 실적 개선은 명확하나 중장기 수요 우려를 불식시키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코로나 재확산 우려도 수요 회복 기대감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투자환경이 나쁘지만은 않다.
올해 6월 기준 전국공항 국제선 여객은 전년 대비 418% 증가한 128만7000명을 기록했다. 국내선 여객은 323만명으로 전년 대비 6% 늘었고 전체 여객 수송량은 2019년 평균 대비 17%까지 회복했다. 노선별로는 미주 63%, 유럽 31%, 동남아 21% 수준까지 회복했다.
국제유가가 고점을 찍고 내려온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지난달 중순 배럴당 166.4달러까지 오르면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던 항공유 가격은 지난 6일 기준 배럴당 128.7달러까지 하락했다. 여전히 부담스러운 수준은 맞지만 유라시아 지역에서의 종전 분위기까지 조성되며 최악은 지나갔다는 분석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재무 여력이 충분하고 경쟁구도 개편 과정에서 점유율이 높아질 수 있는 항공사에 대해서만 선별적으로 접근하라고 조언했다.
수요 회복이 저조할 경우 재무구조가 열악한 항공사는 부채 만기상환(Roll over) 어려움 및 자본 잠식 가능성 등의 리스크가 발생할 가능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업종 내 추천주로는 대한항공, 진에어를 제시했다.
대한항공은 해외 관광이 재개되면서 항공기 빈좌석이 빠르게 채워지고 있다. 방역 조치의 영향으로 중국 항공사들이 화물 경쟁에 적극적이지 않은 것도 유리한 상황이다. 진에어 인수를 통해 LCC 사업을 다시 확보했고 장기적으로 중단거리 노선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
진에어는 타 LCC 대비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아 고정비 부담이 덜한데다 국제선 여객 수송량 회복세가 빠르게 나타나고 있어 하반기 실적 기대감을 조성 중이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마무리되면 에어부산과 에어서울 지분을 인수해 통합 LCC로 출범할 예정"이라며 "통합 LCC 출범시 진에어는 현재의 제주항공의 항공기 운영대수를 뛰어넘는 최대 LCC로 재탄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