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67) 전 일본 총리를 총으로 쏴 살해한 야마가미 데쓰야(41)가 사건 전날 나라시에 있는 한 종교단체 건물을 향해 사제 총을 시험 발사한 것으로 조사됐다.
11일 요미우리신문 등 현지 매체는 야마가미 데쓰야가 아베 전 총리를 살해하기 전날인 7일 원한을 품은 종교단체 관련 시설을 향해 시험 사격을 했다고 진술했다고 수사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야마가미는 해당 건물을 향해 아베 전 총리 살해 때 사용한 총과 같은 총을 쏜 뒤 살펴봤으나 손상을 발견하지 못했으며 소리가 커서 당황해 도망쳤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종교단체 건물의 주민들은 당시 '팡'하는 파열음을 듣고 집 밖에 나왔으나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아 이상하다고 생각했다고 증언했다.
야마가미는 범행에 사용한 총을 유튜브 동영상을 참고해 만들었으며 총의 부품과 화약류는 인터넷에서 구입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그가 사용한 사제 총은 길이 40㎝, 높이 20㎝로 금속관을 2개 묶어 나무와 테이프로 고정한 형태로 한 번 발사시 1개 관에서 6개의 총알이 발사되는 구조다.
경찰은 야마가미가 동영상을 참고해 총을 반복적으로 만든 것으로 봤다. 그의 자택에는 사제 총 여러 정이 발견됐다.
앞서 야마가미는 특정 종교단체 이름을 거론하며 "어머니가 종교단체에 빠져 많은 액수를 기부해 집이 파산했다"며 "아베 전 총리가 이 단체와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당초 이 종교단체의 지도자를 노렸으나 접근이 어려워 보이자 살해 대상을 아베 전 총리로 바꿨다고 말했다. 그는 아베 전 총리가 해당 종교에 보낸 영상을 보고 그 단체의 일원이라 믿고 범행을 했다고 진술했다.
야마가미 어머니가 신자였다고 알려진 통일교 측은 지난 10일 "일본 본부 쪽에 확인을 해보니 예전에 통일교회 신자였는데, 지금은 교회를 나오지 않는 것 같더라"라며 "야마가미 어머니가 헌금을 얼마나 냈는지, 언제까지 교회에 다녔는지는 정확히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일본 언론에서 기사들이 나오고 있으나 아직 일본 경찰에서 관련 문의가 온 것은 없다"며 "일본 경찰에서 공식적인 발표를 하든가 조사를 요청해오면 성실히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