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여탕 들어가면 경찰한테 잡혀가. 하지만 넌 아직 괜찮으니까 얼른 들어가서 엄마 데리고 나와. 초등학생 되면 여탕 들어가고 싶어도 못 들어가. 마지막 기회니 들어가."
찜질방을 방문했던 여성 A 씨는 최근 여탕 입구에서 한 아이와 아빠가 주고받는 이런 대화를 듣고 경악했다.
A 씨는 "아이는 쭈뼛거리며 안 가고 아이 아빠는 등을 떠밀고 있었다"면서 "만 4세 이상 남자아이는 여탕 출입이 금지돼 있는데 이런 교육을 하는 아빠가 정상인가 싶었다"고 전했다.
'공중위생관리법 시행규칙' 개정안에 따르면 목욕장 남녀 동반 출입 제한 연령은 기존의 만 5세 이상에서 만 4세(48개월) 이상으로 낮아졌다.
이어진 아이와 아빠의 대화는 더 놀라웠다.
찜질방 구석에 분실물 보관함에 공룡 장난감이 하나 있었는데 아이는 그걸 보고 "나도 공룡 좋아하는데"라고 말하고 있었다.
그러자 아이 아빠는 "분실물은 누가 잃어버린 거야. 너도 전에 물건 잃어버렸을 때 못 찾았지?"라며 "잃어버린 물건은 가져가는 사람이 주인인 거야. 어서 가지고 와"라고 가르치고 있었다.
A 씨는 "알 거 다 아는 나이인데 저렇게 가르쳐도 될까"라며 "아이가 어떻게 자랄지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A 씨가 이런 경험담을 공유한 게시판은 곧 성토의 장으로 변했다.
한 네티즌은 "서울대공원 동물원에서 사슴에게 튀김 먹이던 아이 아빠가 생각난다"면서 "먹이 주지 말라고 안내문도 있었는데 자기들 재밌는 것만 생각했다"고 비판했다. 주위에서 주지 말라고 주의를 줬음에도 해당 부모는 "야채 튀김이라 괜찮다"고 답했다고 한다.
또 다른 네티즌은 "아이 손 잡고 무단횡단하는 부모들 진짜 이해가 안 간다"면서 "심지어 횡단보도 아닌 중앙선 펜스까지 넘어가는 사람도 봤다"고 말했다. 이어 "유치원생 같아 보이던데 나중에 부모 없을 때 혼자 그렇게 지나다 사고라도 나면 어쩌려고 그러나"라고 우려했다.
이어진 댓글에서는 마트를 찾은 아이 아빠의 막장 교육이 거론됐다. 한 네티즌에 따르면 아이 아빠는 아이에게 "젤리 공짜로 먹는 거 가르쳐줄까" 하더니 자연스럽게 미니 곰 젤리 통 오픈해서 몇 봉지 꺼내서 아이한테 까줬다고. 그는 아이 엄마가 옆에서 웃기만 하는 것을 보고 더욱 놀랐다고 전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