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2주기에 "우리 당은 지금이라도 박원순 피해자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약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전 위원장은 9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고 박원순 서울시장 성폭력 사건 피해자의 일상 회복을 기원한다'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2년 전 오늘, 우리 사회에 비극적인 일이 일어났다. 성범죄로 피소된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사망했다"며 "사건 이후 고인의 일부 지지자와 강성 팬덤은 피해자의 신상을 유포하고 유언비어를 퍼뜨리는 2차 가해를 했다"고 적었다.
이어 "권력형 성범죄를 근절하고 피해자를 보호해야 할 우리 당은 오히려 '피해호소인'이라 부르며 피해자를 더 고통스럽게 만들었다"고 지적하며 "2년이 지난 지금 우리 당은 얼마나 달라졌나. 불과 얼마 전에도 박완주 의원이 성폭력으로 제명됐고, 최강욱 의원도 성희롱 발언과 사실 은폐로 징계를 받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권력형 성폭력은 한 개인의 삶과 존엄을 파괴할 수 있는 심각한 범죄행위다. 우리 당은 권력자와 피해자가 맞설 경우, 피해자의 편에 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전 위원장은 "박 의원, 최 의원 사건을 처리하면서 철저한 처벌을 요구했지만 저와 뜻을 같이 하는 의원은 거의 없었다"고 했다.
이어 "어떻게든 이 문제를 덮으려는 우리 당의 모습에 너무 지치고 괴로워 위원장직을 내려놓고 도망가고 싶다는 생각도 여러 번 했다. 하지만 끝까지 자리를 지킨 이유는 그것이 피해자를 지키고 연대하는 유일한 방법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그는 "우리는 바뀌어야 한다. 부당한 폭력으로 고통받는 시민과 함께 맞서는 것이 우리 당이 지켜야 할 소중한 가치"라며 "오늘 박원순 전 서울시장 2주기를 맞아 우리 민주당이 권력형 성범죄 피해자의 인권을 보호하고, 피해자의 편에 서는 정당으로 다시 태어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