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 파괴범' 20㎝ 대왕 달팽이, 1년 만에 美 플로리다 습격

입력 2022-07-08 17:39
수정 2022-07-08 17:40

길이가 최대 20㎝까지 자라는 아프리카대왕달팽이가 퇴치 1년 만에 미국 플로리다주에 다시 나타났다. 아프리카대왕달팽이는 식물을 닥치는 대로 먹어 치워 생태계를 파괴하는 유해 동물로 분류된다.

7일(현지시간) CBS 뉴스는 지난달 29일부터 이날까지 플로리다주에서 1000마리가 넘는 아프리카대왕달팽이가 잡혔다고 보도했다.

플로리다주 농업 당국은 지난달 23일 파스코 카운티에서 아프리카대왕달팽이를 봤다는 정원 관리사의 신고를 접수한 뒤 해당 지역에 봉쇄령을 내리고 달팽이 퇴치 작업에 나섰다.

보도에 따르면 왕달팽이과에 속하는 아프리카대왕달팽이는 성체가 최대 20㎝까지 자란다. 최소 500종에 달하는 식물을 먹을 수 있어 농업이나 자연보호구역 등에 피해를 주는 유해 동물이다.

식물 말고도 건축 마감재인 회반죽이나 페인트를 먹어 칼슘을 보충하기도 하고 달팽이 한 마리가 4개월 차가 되면 한꺼번에 알을 수천개 낳을 수 있어 번식력도 좋다. 또 사람한테는 뇌수막염을 일으키는 기생충을 옮길 수도 있다.

앞서 플로리다주에서는 아프리카대왕달팽이를 두 차례 퇴치하는 데 성공했다.

1969년 발견돼 1975년 한 차례 퇴치했고, 2011년 다시 모습을 보여 지난해 박멸 작업을 완료했다. 10년이 걸린 두 번째 퇴치 작업에는 2300만달러(약 300억원)를 들여 달팽이 17만마리를 잡았다.

한 번 달팽이가 번식하며 퍼져나가면 완전 퇴치까지 수년씩 걸리기 때문에 이번에도 상당 시간이 걸릴 것으로 당국은 보고 있다.

미국에서 아프리카대왕달팽이를 허가 없이 소유하거나 수입하는 것은 불법이다. 이에 따라 플로리다 당국은 불법 이색 반려동물 거래나 밀반입 등으로 달팽이가 다시 출몰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플로리다 당국은 주민들에게 해당 달팽이 목격 시 신고를 당부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