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시작 전 상영관에서 햄버거를 먹은 관객을 두고 네티즌들이 갑론을박을 펼치고 있다.
논란은 지난 4일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영화관에서 햄버거 먹는 것도 민폐인가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오면서 시작됐다.
글쓴이 A 씨는 "햄버거를 사 와서 영화 시작 전에 먹고 있었는데 뒷사람이 제 어깨를 툭 치더니 기분 나쁜 표정을 지었다"라며 "제가 문제 있는 걸까요?"라며 조언을 구했다.
해당 사연이 공개된 직후 네티즌들은 다양한 의견을 내놓으며 갑론을박을 펼쳤다.
먼저 햄버거를 먹으면 안 된다는 네티즌들은 "냄새 때문에 싫어하는 사람 많다", "그냥 밖에서 먹고 들어오면 되지 않냐", "냄새를 떠나서 종이 포장 부시럭대는 소리 굉장히 거슬린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반면 먹어도 문제 없다는 네티즌들은 "시작 전에 먹는 건데 눈치 주는 것은 너무하다 뭐가 문제냐", "그럼 영화관 매점에서 핫도그, 오징어도 팔지 말아야 한다 그럼 어떤 음식까지 허용되는 거냐", "시작 전에 먹어 치웠는데 문제 될 것 없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글쓴이를 옹호했다.
이러한 논란은 지난 2008년 '상영관 내 외부 음식물 반입 허용' 이후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영화관 자체적으로 정한 기준이 있지만 어떻게 규정할 것인가 명확하지 않아 논란이 계속 되고 있는 상황이다.
먼저 CGV는 강한 냄새로 인해 영화 관람 시 다른 고객님에게 방해가 되는 품목에 한해서(족발, 순대 등) 취식 후 입장해 줄 것을 권고하고 있다.
메가박스는 강한 냄새로 인하여 다른 고객들에게 불쾌감을 주고 관람에 방해가 되는 품목이나, 다른 여러 영업장소 및 공연장 등과 동일하게 고객 여러분의 안전한 관람을 위하여 안전사고 발생의 우려가 있는 일부 음식물은 외부에서 취식 후 입장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또 롯데시네마는 냄새가 심하여 다른 관객들에게 불쾌감을 조성할 수 있다고 판단되는 음식, 뚜껑 없는 음료수 등은 카펫이나 의자를 훼손하여 극장 내 청결을 해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실수로 다른 관객들의 영화 관람에 방해가 될 수 있는 음식, 병 제품 등 고객 안전에 위협을 줄 수 있는 음식에 대해서만 제한하고 있다.
이처럼 영화관 측은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음식은 제외'라고 공지하지만, 실제로 단속할 방법이 없다. '냄새 나는 음식'과 '소리 나는 음식'을 어떻게 규정할 것인가 명확지 않기 때문이다.
영화가 상영되는 2시간가량의 시간 동안 중간에 냄새나 소음이 심한 음식을 섭취하는 관객을 제지하는 것 역시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기 때문에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김현덕 한경닷컴 기자 khd998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