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동창 성추행 후 살해·유기한 70대男, 징역 13년 선고

입력 2022-07-07 21:25
수정 2022-07-07 21:48

중학교 동창을 성추행하고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는 70대에게 징역 13년 형이 선고됐다.

7일 전주지법 군산지원 1형사부(부장판사 정성민)는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강간 등 살인) 혐의로 기소된 A(73)씨에 대해 징역 13년을 선고했다.

A씨는 앞서 지난해 4월 익산 자택에서 중학교 동창인 B(당시 73·여)씨를 성추행한 뒤 폭행해 살해하고 시신을 미륵산 7부 능선 자락 헬기 착륙장 인근에 유기한 혐의로 기소된 바 있다.

B씨는 다음 날 오후 등산객에 의해 발견됐다. 당시 B씨의 온몸에는 긁힌 상처와 타박상 흔적 등이 남아 있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B씨가 먼저 폭력을 행사해 똑같이 때렸지만, 죽을 만큼 심하게 때리진 않았다”며 “자고 일어나보니 B씨가 숨져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부검을 진행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1차 소견상 사인은 ‘다발성 외상에 의한 쇼크사’라고 경찰은 밝혔다.

A씨의 변호인은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입맞춤 하다 혀가 절단 돼 피해자를 폭행한 사실은 인정한다”면서도 “피고인은 피해자가 자신의 폭행으로 사망한 것이 아니라 피해자가 기도하던 중 과로나 다른 이유 등으로 사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절도, 강제 추행 등 범행으로 수사를 받고 있거나 기소된 상태에서 이 사건에 이르렀다”며 “피해자는 피고인의 요구에 저항했다는 이유로 고통 속에서 생을 마감해야 했다”고 밝혔다.

이어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를 살해할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하나, 재판 과정에서 단 한 번도 피해자나 유족에게 사과 혹은 위로를 전하지 않았으며 공소장이 허위라고 법정에서 검사를 비난했다”며 “이것이 남은 생을 목회자로 살아가려는 자의 태도인지 심히 의심스럽다”고 강조했다.

다만 “범죄 피해 금액을 냈고 다른 사건(절도)의 피해자와 합의한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재판부는 판시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