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순환경제의 형태로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습니다. 한국은 (2차전지) 원자재 수입국인데, 리사이클링 기술로 수입 의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성일하이텍의 중요성이 부각될 겁니다.”
이강명 성일하이텍 대표는 회사의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7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개최된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이 말했다.
2000년 설립된 성일하이텍은 습식제련 기술을 활용해 수명이 다한 2차전지에서 황산코발트, 황산니켈, 탄산리튬, 황산망간, 구리 등을 추출해 판매하고 있다. 작년 기준 지난해 제품별 매출 비중은 코발트 49%, 니켈 39%, 리튬6%, 구리 4%, 망간 1%, 기타 1%다.
성일하이텍은 리사이클링파크에서 수명이 다한 2차전지를 수집해 전처리하고, 하이드로센터에서 2차전지 소재를 생산한다. 폐 배터리를 모아 해체한 뒤 내용물을 배터리 파우더로 만들어 유가 금속을 뽑아내는 일괄공정을 갖춘 기업은 국내에서 성일하이텍이 유일하다. 세계적으로도 성일하이텍 외에는 벨기에 유미코아 등 5개 기업이 전부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2차전지 리사이클링 사업의 진입장벽은 원료(스크랩 및 폐 배터리)의 수급”이라고 성일하이텍은 원료 확보를 위한 글로벌 거점을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현재까지 8개의 리사이클링파크를 건설해 안정적인 원료 수급망을 구축했다. 특히 헝가리의 제2리사이클링파크는 유럽 최대 규모의 배터리팩 해체 및 전처리 공장으로 연간 5만톤(t)의 스크랩을 처리할 수 있다.
2030년까지 리사이클링파크를 30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계획대로 진행되면 생산능력이 작년의 11기가와트시(GWh)에서 77GWh까지 확대된다.
하이드로센터 신공장 건설을 통한 글로벌 최고 수준의 생산능력도 확보할 예정이다. 이번 기업공개(IPO)를 통해 조달한 자금을 하이드로센터 3공장 신축에 투입될 예정이다. 내년 4분기 준공될 예정인 3공장의 규모는 현대차의 아이오닉을 약 30만대 만드는 데 필요한 양의 2차전지용 금속을 매년 생산하게 된다.
생산된 금속은 시장 가격으로 판매된다. 수익성은 광산에서 금속을 채굴하는 것보다 좋다고 한다. 성일하이텍 관계자는 “광산에서 채굴하면 함량이 매우 적지만, 폐배터리에서는 배터리 파우더를 기준으로 95%까지 한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생산한 금속은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거래되는 가격을 기준으로 판매된다.
최근 전기차 시장이 커지면서 2차전지를 만드는 데 필요한 금속 가격이 급등락하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전기차 시장이 급격히 커지면서 금속이 부족해질 수 있다는 전망 때문이다.
실제 세계 각국은 2차전지 2차전지 리사이클링의 제도화를 추진 중이다. 미국은 배터리 리사이클링을 현재 5%에서 90%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유럽연합(EU)은 배터리 수거 비율과 리사이클링 원료 사용을 의무화했다. 우리나라도 미래폐자원 거점수거센터 운영과 함께 전기자동차 폐배터리 처리 규정을 마련하고 있다. 이에 따라 2차전지 리사이클링 시장의 규모는 연평균 33%씩 성장해 2040년에는 약 68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새로운 기술 개발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이미 니켈 함량이 80% 이상인 하이니켈계 배터리에서 금속을 추출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에 더해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와 차세대 전지로 꼽히는 전고체배터리에서도 금속을 추출하는 기술에 대한 연구·개발(R&D)에 착수했다.
성일하이텍은 이번 IPO를 통래 267만주를 공모한다. 희망 공모가 밴드는 4만700~4만7500원으로, 예정 공모 금액은 1086억~1268억원이다. 오는 11~12일 수요예측을 거쳐 공모가를 확정하고 18~19일에는 일반 공모 청약을 진행해 이달 말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상장 대표 주관사는 KB증권과 대신증권이며, 인수회사로는 삼성증권이 참여한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