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7월 08일 08:36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SK쉴더스와 원스토어 등 SK스케어 자회사들의 기업공개(IPO) 재도전을 위한 마지노선이 지났다. 증시 입성을 위해 재도전을 서두르기보다는 SK스퀘어의 자회사 IPO 전략 재수립에 맞춰 일정 조율에 나선 모습이다.
7일 투자금융(IB) 업계에 따르면 SK쉴더스와 원스토어가 상장 작업을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게 돼 빨라야 내년에야 상장이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SK쉴더스와 원스토어의 상장예비심사 승인 효력은 9월 6일까지다. 2개월여밖에 남지 않았다. 특히 SK쉴더스는 ‘135일룰’에 따라 기업공개 재도전에 나설 물리적인 시간이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135일 룰’이란 해외 투자설명서에 포함되는 재무제표를 작성한 시점으로부터 135일 이내에 청약대금 납입 등 상장 일정을 마쳐야 한다는 규정이다. 올해 1분기 재무제표를 기준으로 상장하면서 미국 등 해외 투자자의 투자를 유치하려는 발행사의 경우 8월 13일까지 납입까지 마쳐야 한다.
IB 업계 관계자는 “시가총액 1조원 이상을 바라보는 발행사의 경우 해외 투자자 모집에 제약이 생기면 타격이 크다”며 “증권신고서 제출 후 청약, 배정, 납입까지 별다른 제약이 없어도 45일가량이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적어도 이번 주 초에는 새 증권신고서가 제출됐어야 한다”고 말했다.
상장예비심사 승인 효력이 9월 6일까지인 만큼 상반기 실적 감사를 기다릴 시간적 여유도 없다. 상반기 실적으로 상장을 재추진하려면 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다시 청구해야 한다.
SK쉴더스와 원스토어 둘 다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구주주와 시장 간의 기업가치 눈높이 차이가 현격하다는 점을 확인했기에 서둘러 재도전에 나서기가 어려웠다는 평가다.
수요예측 과정에서 적정 기업가치의 수준을 놓고 재무적 투자자(FI) 등과 갈등을 빚었던 만큼 단기간에 기업가치를 크게 낮추는 방안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결국 새로운 성장 로드맵과 청사진을 장착해 시장의 재평가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지난 6월 하형일 11번가 대표이사가 SK스퀘어 CIO1 조직장을 겸직하면서 SK쉴더스와 원스토어, 11번가 등 자회사 IPO 전략 재수립에 착수한 영향도 크다. 기존 윤풍영 CIO(최고투자책임자)는 반도체 및 신사업 발굴을 전담하는 CIO2 조직을 맡고 하 대표가 SK스퀘어의 자회사 IPO 등을 포함한 ICT플랫폼과 관련 투자사업을 총괄한다.
이에 SK스퀘어 자회사들의 IPO 순서가 바뀌거나 전반적인 IPO 시기가 늦추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SK스퀘어는 SK쉴더스와 원스토어, 11번가 외에도 콘텐츠웨이브, 티맵모빌리티 등 다수의 IPO 후보를 자회사로 두고 있다.
지난 5월 셋째 주에 주관사 선정 작업에 착수한 11번가가 한 달 넘게 통보하지 않는 것 역시 SK스퀘어 차원에서 전반적인 IPO 로드맵을 수정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관측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IPO 실패에 대한 책임과 향후 그룹 차원에서의 자금조달 계획 등을 종합 검토하는 과정에서 신중함을 기하고 있는 모습”이라며 “시장 상황도 나아지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하게 IPO 일정을 속개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