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주 주가가 올해 들어 크게 하락하고 있다. 2분기 실적 부진 및 레미콘 가격 상승 우려 등이 주가를 끌어내리고 있어서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이러한 일회성 변수에 확대해석은 불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건설사들의 다가올 수주 및 실적 개선을 견인할 기회들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초 115.08을 기록했던 건설업지수는 전날 93.80으로 18.49% 폭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21.35% 내린 것에 비교하면 하락폭이 약간 적었지만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이는 GS건설, DL이앤씨의 2분기 실적 부진 우려 및 레미콘 가격 상승 우려로 건설업종 주가가 급락한 탓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7대 대형사(현대건설·삼성엔지니어링·GS건설·DL이앤씨·대우건설·HDC현대산업개발·아이에스동서)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6월말 기준 4조7000억원으로 3월말 대비 3000억원 하향 조정됐다. 시멘트, 철근과 같은 주요 건축자재의 원가 상승 등으로 1분기 영업이익이 3월말 대비 24%포인트(p) 하회했기 때문이다.
1분기 실적 발표 이후 계속된 건축자재의 가격 인상으로 원가 상승이 이어질 수 있는 점을 감안하면 컨센서스는 추가적으로 하향 조정될 수 있다.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조1000억원으로 3월말 대비 5%포인트 낮아졌다.
하지만 건설업종의 2분기 실적 부진은 2022~2023년 연간 실적을 하향시켰던 1분기 실적과는 성격이 다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해외 부문의 경우 특정 현장에 한정된 원가 상승이고 현재 업체별로 불확실성이 높은 해외 현장 수 자체가 적기 때문이다. 또한 중장기 건설사 실적을 결정할 국내 주택의 진행원가율은 1분기 대비 크게 변하지 않았다. 이를 감안하면 이번 실적 조정에 대해 과민반응할 필요는 없다는 분석이다.
레미콘 운송비 인상이 건설업종 실적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이라는 주장이다. 주택원가에서 재료비의 비중은 약 30%인데, 이 중 레미콘과 시멘트의 비중은 15% 미만이어서다. 레미콘 제조원가 등 운송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20%인 점을 감안하면 이번 운송비 상승으로 주택원가율이 상승하는 부분은 운송비 상승 부담이 건설사에게 100% 전가된다고 가정해도 0.2%포인트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김선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정부의 부동산 규제완화 본격화, 사우디 네옴(NEOM) 시티 개발, 원전 모멘텀 등은 건설업종 주가 상승을 견인할 향후에도 지속될 이슈"라며 "단기 실적보다는 중장기 실적 방향성을 보고 건설업종에 대한 긍정적 시각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건설업종 내 최선호주로 현대건설을 제시했다. 현대건설은 풍부한 유동성 및 높은 신용등급을 기반으로 주택시장 내 시장점유율 확대 중에 있다.
특히 외주도급사업 내 수주경쟁력이 높아지고 있어 향후 정부의 주택공급 확대 정책 하에서도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현대건설은 5월에 이미 연간 주택수주 목표를 달성했으며 이는 하반기 실적의 상향 요인이 될 전망이다.
앞서 윤석열 정부가 원자력 발전의 단계적 감축을 앞세운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공식 폐기하고 2030년까지 원전 비중을 30% 이상으로 늘리기로 한 것도 현대건설에 긍정적이다. 현대건설은 원전에서 강점을 보유하고 있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부동산 시장과 부동산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은 여전하기 때문에 국내보단 해외로의 확장이 가능한 회사 중심으로 밸류에이션 확대가 이뤄질 것"이라며 "현대건설은 도로, 항만과 인프라뿐만 아니라 원자력 발전소 등에서 우위에 있다"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