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m 깊이에 농수로에 빠진 아이가 극적으로 구조됐다.
지난 4일 오후 7시께 112에 다급한 목소리의 신고 전화가 들어왔다. 전북 전주시 덕진구 용정동에서 5살난 어린이가 실종됐다는 내용이었다.
당시 A군의 아버지는 아들이 집밖으로 나간 사실을 확인하고 놀라 실종 신고를 했다. 전주덕진경찰서 112상황실은 즉시 인접경찰서와 경찰특공대, 119 등에 공조를 요청하고 지역 순찰차 10대를 현장에 투입했다.
폐쇄회로(CC)TV 영상을 통해 아이의 행적을 쫓아가던 경찰은 아이가 집에서 나와 농수로 쪽으로 이동한 사실을 파악했다. 당시 인근에서 음주단속을 벌이던 교통순찰차 2대가 현장으로 출동했다.
그러던 오후 9시45분께 교통경찰관으로 근무하는 장서익 경위의 귀에 오리가 꽥꽥대는 소리가 들려왔다. 시선을 돌려보니 오리떼 옆에 물에 빠져 얼굴만 내놓고 있는 아이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함께 수색 중이던 이용재 경위가 지체 없이 수심 2m 웅덩이 속으로 뛰어들어 아이를 구했다.
구조된 A군은 병원으로 옮겨져 안정을 취했으며, 다행히 건강에 큰 이상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A군은 혼자 집밖으로 나와 돌아다니다 오리떼를 보고 구경하려다 물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장서익 경위는 “수색 중 농수로 안에서 소리가 들려 가까이 가보니 물에 떠 있는 사람 머리가 보였다”며 “아이가 부유물을 붙잡고 버티고 있었다”고 발견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용재 경위는 “아이를 보자마자 다른 생각 없이 곧바로 물에 뛰어들었다”며 “25년 경찰 생활 중 가장 보람찬 일이었다”고 밝혔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