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목적 기반 모빌리티 서비스'가 대세[딜로이트 컨설팅]

입력 2022-07-06 16:19
이 기사는 07월 06일 16:19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최근 자동차 산업은 전기차 기술의 고도화, 커넥티비티 및 자율 주행 등 자동차 관련 기술의 혁신적인 발전과 함께 업의 본질 측면에서도 '한 지점에서 다른 지점으로의 이동이라는 고객의 목적 달성을 위한 종합적인 솔루션을 주는 업'으로 변화하고 있다. 과거 자동차 산업이 '육상 이동 수단인 車를 만들고 파는 제조업'에 국한됐다면, 이제는 사람과 재화의 이동과 관련한 산업 생태계 전반을 조망하며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과 서비스, 이를 위한 차량 기술을 함께 확보해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우선 차량의 성격이 '화석 연료를 사용하는 엔진 기반의 기계'에서 '전기를 사용하는 모터 기반의 디지털 디바이스/네트워크 상의 컴퓨터'로 변화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휘발유/디젤/LPG 기반 내연기관차에서 친환경 전기차로 변화하고, 이에 따른 차량 구조 변화로 내부 공간에 대한 개념이 달라지고 훨씬 유연해지며, 자동차 간의 데이터 이동, 차량 내 부품 간 데이터 교신, 개인의 모바일 서비스 연계, 자동차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및 제어 등이 심화되고 있다. 특히나 운전자를 대신하는 자율주행 기술의 성숙도가 높아지고 있다.

이동과 관련한 종합적인 솔루션을 주는 업이라는 측면에서 주목되는 변화는 이동이라는 범용적 목적에서 한 발 더 나아가 도심 내 신속한 단거리 이동, 음식이나 식료품 등 소량 물품의 빈번한 배송 등 세부적 이동 목적에 충실한 목적 기반 차량 (Purpose Built Vehicle, 이하 PBV) 및 관련 서비스가 부각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열린 도쿄 올림픽에서 무인형 셔틀로 활용된 도요타(Toyota)의 e-팔레트(e-palette)가 대표적인 사례다. 스케이트 보드로 불리는 전기차 플랫폼 상에 목적 별 기능을 모듈형으로 조합한 어퍼바디(Upper Body)를 장착한 형태다. 기아, GM 등도 각각 e-GMP, 얼티엄(Ultium) 등 전기차 플랫폼 차량을 중심으로 다양한 목적 기반 차량 관련 비즈니스를 적극적으로 모색 중이다.

목적 기반의 차량 모빌리티 서비스가 부각된 배경으로는 자율 주행 기술 발전에 따른 인건비 절감으로 소형 차량 운영에 대한 경제성 확보가 가능해진 점, 범용이 아닌 이동 목적에 최적화된 차량 이용의 니즈 부각 등을 꼽을 수 있다. 특히 소형 차량을 이용한 근거리 이동 및 배송과 관련해서는 최근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높아진 비대면 배송 수요, 배송 품질과 속도에 대한 기대 수준 상승 등이 영향을 미쳤다.

이러한 소형 PBV가 유망한 분야로 자율주행 운영을 위한 복잡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도시 근교 지역의 단거리 물류 모빌리티 시장, 도심 내 단거리 이동 시장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음식 배송의 경우, 배송인 인건비로 인한 고속 위험 주행, 묶음 배송으로 인한 음식 품질 저하, 배송 인건비 등의 문제점이 부각되고 있으나, 배달 음식 배송 전용 무인 자율 주행 차량을 통해 흔들림 방지, 음식 최적온도 설정 등의 기능을 통해 배달 음식 품질을 보존하는 동시에, 배송 원가를 더 낮출 수 있다. 도심 내 단거리 이동 관련해서는 최근까지 지속 성장을 보이는 카 셰어링 시장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딜로이트가 매년 전 세계 시장을 대상으로 수행하는 2022년도 글로벌 자동차 소비자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과 유럽은 미주 지역과 달리 카 셰어링과 같은 모빌리티 서비스를 포함한 다양한 이동 수단의 활용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편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모빌리티 서비스 시장은 이미 특화 서비스 업체가 주도하고 있으며, 시트로엥의 AMI와 같이 유럽 자동차 OEM들이 이에 맞추어 다양한 초소형 차량을 개발 및 출시하고 있다.

향후 소형 PBV 기반의 근거리 모빌리티 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시장에서의 성공을 위해서는 세부 기회시장 별로 특화된 사업 모델의 구성, 특화 PBV 개발 및 차량 플랫폼 기술 확보가 자동차 산업 측면에서 가장 첫 걸음이지만, 실질적인 비즈니스 기회 실현을 위해서는 외부 업체와의 파트너쉽 확보가 반드시 필요하다. 즉, 자율주행 전문 업체, 카셰어링 및 라이드헤일링 등 모빌리티 서비스 업체, 주차 및 충전 인프라 제공 업체와의 협업을 통해 목적 기반 차량 및 서비스 비즈니스 생태계를 구성해야 하고, 식품 및 식자재 업체, 물류 업체, 소비재 업체 등 궁극적 고객사와의 파트너십 또한 반드시 필요하다.

정리=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