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컴투비디오' 손정우, 범죄수익은닉죄 1심서 징역 2년…법정구속

입력 2022-07-05 15:41
수정 2022-07-05 15:46


아동 성 착취물 공유 웹사이트 '웰컴투비디오' 운영자 손정우(26)가 범죄수익은닉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에서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5단독 조수연 판사는 5일 손씨에게 징역 2년과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도망 우려가 있다"며 손씨를 법정에서 구속했다.

손씨는 아동 성 착취물 판매로 얻은 4억여원을 암호화폐 계정과 아버지 명의 계좌 등으로 '세탁'해 현금화한 혐의를 받는다. 이 중 약 560만원을 인터넷 도박 자금으로 쓴 혐의도 있다. 손씨는 재판에서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했다.

재판부는 "장기간 사이트를 운영할 수 있었던 데에는 철저하게 범죄 수익을 은닉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점이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며 양형의 이유를 설명했다.

다만 "자발적 납부는 아니지만, 범죄수익 8억원이 전부 몰수 추징으로 국고 환수 돼서 손씨가 더 이상 보유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손 씨는 법정구속 전 "죄송하다"는 말만 짧게 남겼다. 전세계 뒤흔든 'W2V 아동성착취 사건'
손씨는 2015∼2018년 특수 브라우저를 사용해야 접속할 수 있는 다크웹에 아동 성 착취물을 거래하는 '웰컴투비디오(W2V)' 사이트를 만들어 운영한 혐의를 받았다.

손씨의 검거사실은 2019년 10월, 32개국 수사기관의 공조를 통해 W2V의 핵심 사용자가 검거됐다는 사실을 미국 법무부가 발표하며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W2V는 전세계 최대 아동 성착취물 거래 사이트로, 해당 사이트에서 거래되던 영상은 대부분 15세 미만의 아동 성착취물이었다. 적발된 영상만 25만건에 달했다.

전세계적으로 구출된 성착취 피해아동은 23명이었다. 영상이 올라온 피해자 가운데는 생후 6개월 된 영유아도 있었으며, 실종신고 된 아동도 있었다. 즉, 아동 성착취물을 만들기 위해 성폭행, 납치, 인신매매가 이뤄지고 있는 현실이 드러난 것이다.

W2V의 전세계의 유료 이용자는 3344명으로 밝혀졌다. 당시 적발된 310명 중 230여명이 한국인으로 밝혀지며 큰 충격을 안겨주기도 했다.

그러나 손씨는 아동 성 착취물을 거래한 혐의로 징역 1년 6개월을 확정받는데 그쳤다. 더욱이 그는 재판과정서 베트남 여성과 혼인신고를 하고 "부양가족"이 있다는 이유로 재판부에 선처를 호소했다. 그러나 이마저도 재판 이후 혼인 무효 소송으로 혼인 취소가 되며 '매매혼 논란'이 불거졌다. 그는 2020년 4월에 만기 출소했다.
아들 미국 송환 막기 위해 아버지가 '범죄수익은닉' 고발
...1심서 징역 2년, 벌금 500만원


이번 사건은 2019년 형이 확정된 아동성착취물 판매 등 혐의와는 별개로, 손씨의 아버지가 손씨를 직접 고소한 사건이다. 손씨의 미국 송환을 막기 위한 이른바 '꼼수 고발'이었다.

미 법무부는 한국법원에서 판단을 내리지 않은 자금세탁 혐의로 손씨에 대한 범죄인 인도를 청구한 바 있다.

범죄인 인도 심사 과정에서 손씨의 아버지는 아들의 미국 송환을 막으려 직접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등 혐의로 그를 고소했다. 미국의 법정형이 더 높기 때문에, 한국에서 수사 및 처벌을 받기 위한 행동이었다.

이에 일부 시민단체들은 "법정형이 높은 미국으로 아들을 송환하지 않기 위한 꼼수"라며 "더 강한 처벌을 받을 수 있는 미국으로 송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W2V에서 아동 성착취물을 받은 일부 미국인들은 5~15년 형을 선고 받았다.

그러나 당시 강제송환을 검토한 서울고등법원 형사20부는 손씨의 송환을 불허했다. “대한민국이, 주권국가로서, 범죄인에 대해 주도적으로 형사처벌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는 이유였다.

오현아 기자 5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