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5일 자신의 8월 전당대회 출마 자격이 없다고 본 현 지도부를 향해 “당시(지난 4월)에 피선거권이 있어서 비대위원장으로 선출이 됐는데 지금은 왜 없다고 하는 것인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박 전 위원장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누가 꽂은 것이 아니고 당원들의 투표로 비대위원장으로 확정이 됐는데 이것은 곧 그때 제가 피선거권을 부여받았다라고 생각을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박 전 위원장은 지난 4월 1일 민주당 대의기구인 중앙위원회의 ARS 투표에서 84.4% 찬성을 얻어 비대위원장으로 선출됐다.
그때 상황에 대해 박 전 위원장은 “사실 이 중앙위 인준은 꼭 해야되는 것은 아니었다”며 “이미 이렇게 선출이 돼서 왔지만 이거를 다시 한 번 확정하는 격으로 중앙위원회에서 투표를 거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투표를 거쳤다는 것은 이 피선거권이 존재한다는 것”이라며 “그 뒤에 제가 당에서 피선거권을 박탈당한 적이 없기 때문에 그때 저에게 부여된 피선거권이 지금도 유효하다고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자신의 전당대회 출마를 위한 당헌·당규 유권해석을 거부한 우상호 비대위원장을 향해선 “우상호 비대위원장께서 피선거권이 없다고 밝힌 것은 좀 잘못됐다고 생각을 하고 일단 유권 해석을 다시 해 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했다.
박 전 위원장은 비대위의 거부 결정엔 유력한 당권 주자인 이재명 의원의 입김이 작용했다고 의심했다.
그는 “아무래도 이재명 의원의 최측근 김남국 의원이 제가 방송에서 출마 결심을 밝힌 뒤에 저의 출마를 막으려고 아주 집중적으로 비판을 했다”며 “이번 결정에 이재명의 의원의 의중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나 보고 있다”고 했다.
이 의원과 사이가 틀어진 것에 대해선 “저도 그거는 이재명 의원께 여쭤보고 싶다”며 “일단 이재명 의원께서는 대선 때 저와 한 약속이 있으시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난 대선 당시)제가 마스크를 벗은 용기를 냈던 건 정말 이 사회에서 여성을 향한 폭력, 디지털 성범죄가 심했기 때문에 그것을 어떻게든 정말 해결해보고자 하는 마음으로 용기를 냈던 것”이라며 “그걸 믿고 정말 이재명 의원께 최선을 다했고 열심히 도왔다”고 했다.
이어 “대선 이후에 지방선거 과정을 거치면서 성폭력 이슈나 젠더이슈는 발언을 하신 게 없는 수준이고 또 당내 성폭력 사건이 발생했을 때도 거의 침묵으로 일관하셨다”며 “솔직히 많이 실망을 했다”고 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