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한 국립과학센터에서 인공지능(AI)으로 공산당에 대한 충성도를 측정하는 기술을 홍보하는 영상이 "감시용이다"는 역풍을 맞고 삭제되는 일이 있었다.
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타임스에 따르면 중국 안후이성 허페이국립종합과학센터는 지난 1일 공산당원의 뇌파와 표정 등을 분석해 '사상 교육'을 얼마나 잘 받아들이는지 측정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센터는 이번 기술 개발로 당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확인하고 추종을 굳건하게 해준다면서 온라인으로 시범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는 한 연구원이 유리로 된 장치에 들어가 앉자 화면에 공산당 강령이 뜨고, 감시카메라로 추정되는 기기가 연구원의 반응을 살피는 모습이 담겼다. 화면에 나오는 강령은 시진핑 국가주석이 공산당에 대한 충성도를 언급하며 강조했던 내용으로 전해진다. 센터는 "당원들이 사상과 정치 교육을 얼마나 받아들이는지 판별할 수 있다"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사상과 정치 교육을 개선하기 위한 자료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해당 영상은 공개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사라졌다. 더타임스는 감시용 AI 사용 확대를 둘러싼 대중의 반발이 나왔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더타임스에 따르면 앞서 공산당은 9677만명에 이르는 당원에게 전용 앱을 배포하며 강령을 주입하려 해왔다. 매일 앱에 접속해 강령을 읽고, 영상을 시청한 뒤 문제를 풀면 포인트를 적립하는 방식이다.
2019년 말 설립된 허페이국립종합과학센터는 공장 노동자가 지쳤는지, 누군가 외설물을 보는지 등을 적발하기 위해 뇌파 탐지 기술을 연구해왔다.
또 저장성 항저우시에서는 중학교 교실에 카메라를 설치, 30초마다 학생의 독서와 작문 등 교실 내 활동을 기록한다. 더타임스는 이 카메라로 "학생이 수업을 열심히 듣는지 판별하기 위해 기쁨, 슬픔, 분노, 반항 같은 표정도 인식해 저장한다"고 설명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