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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증시에 상장한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들이 짝짓기(비상장사와의 합병) 대상으로 적자 기술기업 대신 ‘전통적인’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을 주시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뉴욕증시의 스팩들이 합병 기업을 찾는 ‘취향’에 변화가 감지된다고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스팩은 상장한 지 2년 안에 비상장사와 합병하지 못하면 해산해야 하는 특수목적회사(SPC)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스팩이 선호하는 합병 상대는 전기자동차, 에어택시 등 현재 수익을 내지 못하지만 미래 성장 기대가 큰 기술 기업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스팩과 합병하는 방식으로 뉴욕증시에 우회상장한 적자 기술기업들이 부진한 성과를 내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작년 스팩과 합병한 전기차 스타트업 ‘일렉트릭 라스트마일 솔루션’은 미 증시에 입성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파산보호신청을 했다. 당초 기대보다 기업가치를 적게 평가받은 스타트업들이 스팩과의 합병 계획을 취소하고 증시 입성을 미루는 경우도 늘어났다. 금융정보회사 딜로직에 따르면 올 들어 비상장사와 스팩의 합병 계획 중 27건이 파기됐다.
뉴욕증시에서 스팩 및 관련주는 맥을 추지 못하고 있다. 대표적인 스팩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인 ‘디파이언스 넥스트젠 스팩 디라이브드’ ETF(SPAK) 주가는 올 들어 38% 이상 하락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