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년 전통의 독일 명문 관현악단인 쾰른 귀르체니히 오케스트라가 5년 만에 한국을 찾는다. 오는 7일 안동문화예술의전당과 8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베토벤의 레오노레 서곡 3번과 생상스 바이올린 협주곡 3번, 슈만의 교향곡 3번 ‘라인’을 연주한다. 2017년 내한공연을 이끌었던 음악감독 프랑수아 자비에 로트(51)가 이번 공연에서도 지휘봉을 잡는다. 협연자로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이 함께한다.
1827년 쾰른 공연협회가 설립한 이 오케스트라는 쾰른의 유서 깊은 건물인 귀르체니히 회당에서 주로 연주를 했기 때문에 애칭처럼 관현악단 이름에 귀르체니히가 붙었다. 쾰른을 대표하는 오케스트라라는 의미에서 쾰른 필하모닉으로도 불린다. 2014년과 2017년에는 쾰른 필하모닉이란 이름을 사용했기 때문에 국내 클래식 팬들에게는 쾰른 귀르체니히 오케스트라라는 명칭이 오히려 낯설 수 있다.
쾰른 귀르체니히 오케스트라는195년 역사 답게 독일 음악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악단이다. 브람스의 바이올린과 첼로를 위한 이중 협주곡, 말러 교향곡 3번과 5번,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교향시 ’돈 키호테‘ 등을 초연했다. 브람스와 말러, 리하르트 슈트라우스는 자신의 곡을 직접 지휘하기도 했다.
이 오케스트라는 독일 '정통 사운드'의 명맥을 이어가기 위해 독일식 관악기와 전통적인 연주기법을 사용하는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번 내한 공연에서도 첫곡인 베토벤의 레오노레 서곡 3번 연주를 위해 내츄럴 트럼펫이나 소형 팀파니 같은 시대악기를 가지고 온다.
2015년부터 음악감독을 맡아 악단을 이끌고 있는 프랑스 출신 마에스트로 자비에 로트는 프랑스 고음악과 현대음악에서 고정관념을 깨는 신선한 해석으로 주목받았다. 게오르그 프리드리히 하스, 필립 마누리, 마르틴 마탈론 등 저명한 현대 작곡가의 작품들을 초연했다.
이번 내한 공연의 메인 레퍼토리인 교향곡 3번 ‘라인’은 슈만이 남긴 네 편의 교향곡 중 가장 유명하고 자주 연주되는 작품이다. 자비에 토트는 한 인터뷰에서 “슈만은 (자비에 토트와 쾰른 귀르체니히 오케스트라가) 이미 네 편의 교향곡 전곡을 녹음했을 정도로 공들이고 있는 작곡가”라며 “3번 ‘라인’은 슈만이 4악장을 쾰른대성당에서 받은 인상을 오마주해서 작곡했기 때문에 더 특별하다”고 말했다. 생상스 바이올린 협주곡 3번 협연에 대해서는 “사라사테를 위해 쓴 명곡을 클라라 주미 강씨와 협연하게 돼 기대가 되고 기쁘다”고 했다.
송태형 문화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