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원내대표가 국회 원(院) 구성을 위해 3일 만나 담판을 벌였지만 합의에 이르지는 못했다. 더불어민주당이 4일 국회 본회의를 열어 단독으로 국회의장을 선출할 수 있다고 최후통첩한 상황에서 여야는 협상을 이어가기로 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3~5시 서울 모처에서 비공개 협상을 통해 국회 정상화 방안을 집중 논의했다. 여야 원내대표 간 대면 협상은 추가경정예산안을 합의 처리한 지난 5월 29일 이후 35일 만이다.
여야는 협상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권 원내대표는 협상 후 기자들과 만나 “허심탄회하게 각 당의 입장을 교환했지만 원 구성에 이를 만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4일 국회의장단 선출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서는 “더 논의해봐야 하니까 일단 (여야 간에) 합의에 이르면 좋고, 합의가 안 되면 그때 우리 입장을 밝히겠다”고 했다.
양측은 이날 밤 한 차례 추가 협상을 벌였지만 합의에 실패했다. 박 원내대표는 2차 회동 후 기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국민의힘의 요청으로 오후 양당 원내대표 회동을 한 데 이어 저녁에는 수석부대표들까지 같이 만나 협상을 진행했다”며 “국민의힘이 내일 오전까지 전향적으로 양보안을 전격 제시하지 않는 한, 우리 민주당으로서는 이제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
이날 협상에선 △검찰개혁법(검수완박) 관련 권한쟁의심판 청구 취소 △검찰개혁 후속 대책을 논의할 사법개혁특별위원회 구성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권한 조정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이 지난달 24일 법사위원장 자리를 여당에 내줄 수 있다고 한발 물러서면서 내건 조건들이다. 국민의힘은 권한쟁의심판 청구 취소와 사개특위는 이달 말로 예상되는 헌법재판소 결정을 지켜본 뒤 재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야 원내대표가 즉각적인 합의엔 실패했지만, 협상을 이어가겠다고 한 만큼 절충안이 도출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일각에선 4일 오전 극적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민주당 원내 고위 관계자는 “법사위 체계·자구 심사권 축소와 관련해 국민의힘에서 제3의 안을 제시할 가능성이 있어 협상을 주목하고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4일 오전 10시 원 구성 협상 등 주요 현안 논의를 위해 국회 본관에서 긴급의원총회를 열 예정이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