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가려니 너무 비싸"…리조트 같은 아파트 찾아볼까

입력 2022-07-06 14:26
수정 2022-07-06 14:27
경기도 성남시에서 초등학생 자녀 2명을 키우는 김모씨는 제주도 여름휴가 알아보다가 깜짝 놀랐다. 예약이 어려울 뿐더러 호텔, 비행기값도 예산을 초과했기 때문이다. 김 씨는 "아이들 비행기 좀 태워보나 했는데 현지 밥값이랑 경비를 더하면 200만원을 훌쩍 넘길 판"이라며 "강원도 한번 다녀오고 모처럼 개장한다는 탄천 야외 수영장이나 가야겠다"고 말했다.

코로나19가 엔데믹(풍토병) 상황에 접어들었지만, 물가가 급등하면서 야외 나들이에 비용이 늘고 있다. 더불어 재택근무를 선택적으로라도 시행하는 회사들이 늘면서 아파트 주거환경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올해초까지만해도 외출이 어렵다보니 집안의 설계에 관심이 컸지만, 최근에는 아파트 자체의 조경이나 단지 내 환경 등이 수요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아파트에 리조트 못지않은 휴식·놀이공간을 갖추고 조경도 풍부하게 조성되는 이른바 '리조트형 아파트'다. 이러한 특화시설이 들어가기 위해서는 관리 등의 문제로 어느정도 규모가 있는 '브랜드 대단지'에나 조성이 가능하다. 흔들리는 부동산 시장에서 실수요자들이 집값 하락을 방어해줄 아파트로 '브랜드 대단지'를 선호하고 있는 점과 맞물려 관심을 더 받고 있다.

롯데건설이 청약을 앞두고 있는 ‘원당역 롯데캐슬 스카이엘’(1236가구)은 ‘도심 속 리조트에서 느껴지는 여행의 설렘’이라는 콘셉트의 조경이 설계됐다. 풍성한 수목과 중앙녹지인 그리너리 필드, 물소리를 즐기는 스파클링 가든, 가족 정원인 코지 가든 등이 꾸며질 예정이다. 단지와 바로 연결되는 소공원도 조성될 예정인 점도 눈에 띈다.

DL이앤씨가 부산 에코델타시티에 선보이는 ‘e편한세상 에코델타 센터포인트’(953가구)에는 단지에 대규모 오픈스페이스를 구성한다. 에코정원을 도입하고, 일부 세대에는 오픈발코니 설계하는 등 조경 특화를 내세웠다.

반려동물을 감안한 특화조경을 선보이는 아파트도 있다. 코오롱글로벌은 '하늘채 팻짐(HANULCHE PET GYM)'을 개발하고 '구미 인의동 2차 하늘채'(907가구)부터 도입을 할 예정이다. 숨바꼭질, 시냇물 건너기, 땅굴미로 등 반려동물 놀이터를 비롯해 그루터기 벤치 등 휴식 공간과 펫 화장실, 펫 전용 음수대 등을 마련할 예정이다. 리조트나 휴양지에 가지 않아도 아파트 내에서 반려동물과 휴식을 즐길 수 있다.

'리조트형 아파트'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검암역 로열파크씨티 푸르지오'(4805가구)는 기존에 선보였던 조경 외에 완충녹지를 특화하고 산책로도 기존 계획보다 풍부하게 늘릴 예정이다. 조성이 어느정도 완료된 완충녹지에는 도시기반시설임에도 최고급 수종이자 신목(神木)으로 유명한 팽나무 군락지가 꾸며졌다. 경관석을 비롯해 메타쉐콰이어와 배롱나무, 에머랄드 그린 그리고 나리, 핑크뮬리, 철쭉, 황매화, 수국 등 10만주 이상의 꽃나무도 심겼다.

검암역 로열파크씨티 푸르지오 1단지와 2단지 연결녹지부터 시작해 골막산까지 이어지는 길은 '프라이빗 산책로'로 조성된다. 메타세콰이어 길로 시작되는 산책로에는 배롱나무, 나리, 핑크뮬리, 말채나무 등을 다양하게 식재할 예정이다. 갑작스러운 우천에도 입주민들이 안전할 수 있도록 야자매트도 설치할 예정이다. 김정모 DK아시아·DK도시개발 회장은 “굳이 떠나지 않아도 일상의 경험이 감동이 되고 휴식이 되는 리조트 도시를 만들어 지역 내 명소로 자리잡게 하겠다"고 말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