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현, 조유나 양 비극 책임론에…"정치적 이용"·"밤중에 봉창"

입력 2022-07-01 08:59
수정 2022-07-01 09:00

더불어민주당 박지현 전 비대위원장이 조유나 양 일가족의 비극과 관련해 "지난 5년간 나라를 맡았던 민주당의 책임도 크다"고 지적한 것을 두고 일부 당원과 지지자들 사이에서 비판이 나오고 있다.

박 전 비대위원장은 지난달 30일 페이스북을 통해 "한 달 살기 체험학습을 떠난 줄 알았던 아이가 부모와 함께 주검으로 발견됐다"면서 "집 우편함엔 카드 대금 독촉장이 수북이 쌓여 있었고, 아이의 부모는 자영업을 하다 폐업한 뒤 빚을 갚지 못했다고 한다"고 적었다.

이어 "열 살 아이는 부모의 손에 이끌려 죽음을 맞았다"면서 "선진국 대열에 오른 대한민국의 정치는 아직도 이런 비극을 막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5년간 나라를 맡았던 민주당의 책임도 크다. 잠깐이나마 민주당의 비대위원장을 맡았던 저도 그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면서 "정치를 바꿔야 한다. 우리에게 필요한 정치는 계파와 권력을 앞세운 정치투쟁이 아니라 생활고로 힘들어하고 죽어가는 서민과 청년들을 따뜻하게 보살피는 민생투쟁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박은수 전 민주당 부대변인은 페이스북에 "박 전 비대위원장의 글이 기사화되는 것을 보고 민주당의 메시지로 전해지는 것이 우려스러워 빠르게 글을 작성하게 됐다"며 "박 전 비대위원장은 이 사건을 언급하며 갑작스레 민주당과 문재인 정부에게 책임을 물었다"고 반박했다.

이어 "이 사건을 민주당과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는 용도로 사용하는 정치인은 박 전 비대위원장이 유일하다"면서 "민주당을 비판하며 당내 입지를 넓히고자 이 비극적인 사건을 언급하며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박 전 비대위원장을 규탄한다"고 했다.

김빈 전 대통령비서실 행정관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선배 정치인들처럼 현안에 대해 발언의 수위를 한껏 높인다고 단숨에 영향력이 생기거나 국민의 신뢰를 받는 정치인이 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전장이 처음이라면 치명적인 독화살은 섣불리 들지 말아야 함을 우선 깨달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은 "박지현이 아닌 밤중에 봉창 두들기는 발언을 자꾸 하는 것은 단군할아버지에도 책임이 있다"고 비꼬기도 했다.

민주당 이재명 상임고문의 팬카페인 '재명이네 마을'에도 "박 전 비대위원장 내부 총질하고 있다", "박 전 비대위원장이 또 민주당에 사과하라고 한다. 어이가 없다" 등의 비판글이 올라왔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