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지방자치단체 ‘민선 8기’가 1일 공식 출범했다. 전날 전국적으로 집중호우 피해가 속출하면서 서울 경기 등 주요 광역지자체장들은 이날 취임식을 취소하거나 온라인 취임식으로 변경한 뒤 피해 발생 현장으로 향했다. 권위와 형식에 치우치기보다는 최대한 시민 곁으로 다가가 민생을 최우선으로 챙기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개최할 예정이었던 취임식을 온라인으로 대체했다. 서울 지역에 수해가 발생한 상황에서 한가롭게 취임식 행사에 시간을 허비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온라인 취임식 전 폭우로 싱크홀이 발생한 혜화동의 한 고등학교를 방문해 피해 상황과 대책을 점검했다.
오 시장은 온라인 취임사에서 ‘약자와의 동행’을 시정의 최우선 가치로 두겠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안심소득(소득지원), 서울런(교육지원), 고품질 임대주택(주거지원) 등 취약계층 지원 정책을 추진해 양극화 해소에 나설 방침이다. 부동산 정책으론 재개발과 재건축 정상화를 약속하고 모아주택·모아타운·적립형 분양주택·토지임대부 주택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그는 “약자와의 동행은 정치적 구호가 아닌 서울시장으로 존재하는 이유이자 평생 과업”이라고 강조했다. 온라인 취임식 이후 창신동 쪽방촌을 방문해 △쪽방촌 주변 동행식당 운영 △노숙인 시설 공공급식 확대 및 급식단가 인상 △에어컨 설치 등 노숙인·쪽방주민 3대 지원방안을 발표했다.
김동연 경기지사도 이날 취임식을 생략했다. 대신 수해를 본 도민들의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도청 재난안전상황실에서 첫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김 지사는 집중호우 피해와 복구사항을 보고받은 뒤 민생 1호 대책인 ‘경기도 비상경제 대응조치 종합계획’을 결재했다. 이날 예정했던 맞손 신고식, 맞손 소통회 등 도민 소통행사도 취소했다.
김 지사는 “코로나19와 경기침체, 폭우 등으로 어려운 도민들의 삶을 보듬고 민생을 살리는 일에 우선순위를 두고 민생경제를 살리는 쪽으로 1호 결재를 했다”며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 종사자, 소상공인, 농어민과 중소기업 등을 위해 당장 할 수 있는 조치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이날 수봉공원 현충탑 참배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업무에 들어갔다. 유 시장은 “‘오직 시민, 오직 인천’이라는 가치관을 가지고 사심 없이 일관되게 일하겠다”고 말했다. 재선에 성공한 박형준 부산시장은 이날 외부인사 초청 없이 내부 직원만 참석하는 간소한 취임식을 열었다. 이후 박 시장은 이날 개장하는 송도해수욕장을 찾아 안전점검에 나섰다. 김진태 강원지사는 취임식 없이 도청 내 소방본부 119종합상황실을 방문해 119대원을 격려하고 소방 관련 현안을 점검하는 것으로 일정을 시작했다.
수원=윤상연/부산=민건태/장강호 기자 syyoon11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