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윤석열 대통령은 한일관계 개선 방안을 두고 "과거사와 양국 미래 문제는 모두 한테이블에서 올려놓고 같이 풀어가야 한다"고 밝혔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스페인을 방문했던 윤 대통령은 귀국길 비행기 기내간담회에서 '일본은 과거사 문제에 대해 우리에게 일방적으로 해법을 요구하는데 이를 풀어갈 복안이 있느냐'는 물음에 이렇게 답했다.
윤 대통령은 "제가 정치 선언을 한 지 딱 1년 지났다. 정치선언 할 때도 그렇게 말했고 선거 과정에서도 국민에게 말씀드렸다"며 과거사와 미래 협력을 함께 투트랙으로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과거사 문제가 양국 간에 진전이 없으면 현안과 미래의 문제에 대해서도 논의할 수 없다는 그런 사고방식은 지양돼야 한다"며 "전부 함께 논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일 양국이 미래를 위해 협력할 수 있다면 과거사 문제도 충분히 풀려나갈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두 나라가 과거사 하나만 놓고 대화하면 어렵지만 미래에 대한 협력 차원에서 접근하면 과거사 문제도 해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일본을 향해서도 이런 인식에서 대화에 응할 것을 촉구한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한·중 관계와 관련된 질문에는 "한미일 3자회담이라든지 나토 정상회의 참석에 대해서 저는 어느 특정 국가를 배제하거나 이렇게 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우리가 보편적으로 추구하는 가치와 규범을 지켜야 한다는 그런 정신을 갖고 국제 문제를 다뤄야 한다"고 밝혔다.
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중국을 배제·견제할 의도에서 비롯된 게 아닌 '가치연대' 차원으로 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도 "국제사회가 지속 가능하게 발전·유지되기 위해서 반드시 지켜야 하는 공통의 가치관, 이 가치를 현실에서 실현하는 규범을 우리가 지켜야 한다. 그 규범에 기반한 질서가 존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뒤이은 관련 질문에도 "어떤 국가든 규범에 입각한 질서를 존중하지 않고 함께 지켜야 할 가치와 규범에 반하는 행위를 했을 때는 우리가 다 함께 규탄하고 연대해 제재도 가하고, 그 국가를 그것을 받아들이면 또 함께 세계 평화와 번영을 위해서 함께 노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을 명시하진 않았지만 '가치와 규범에 반하는 행위'라는 표현을 통해 사실상 중국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