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지만 굵었던 폭우가 지나갔습니다. 롯데건설은 이번 폭우가 유난히 길게 느껴졌습니다. 공사 현장에서 폭우로 생긴 물웅덩이에 근로자가 빠져 사망한 사건이 있었는가 하면 입주한 지 6개월밖에 되지 않은 아파트에서 침수 사태가 벌어졌기 때문입니다.
4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보정동에 있는 '수지구청역 롯데캐슬 하이브 엘' 공사 현장에서 근로자 A씨(67)가 폭우로 생긴 물웅덩이에 빠져 숨졌습니다.
공사장 내 터파기(구조물 일부나 기초를 구축하기 위해 해당 부분 흙을 파내는 것) 작업을 해놓은 곳에 생긴 물웅덩이로 폭은 20m, 깊이는 약 4m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A씨는 물 퍼내기 작업을 위한 양수기 콘센트가 물에 잠길 것을 우려해 조치하려다 사고를 당했습니다.
해당 사업장은 공사금액이 1800억원으로 중대재해처벌법(공사금액 50억원 이상) 적용 대상 사업장입니다. 고용노동부는 사고 확인 후 작업 중지를 명령하고 중대재해처벌법,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여부 조사 착수했습니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사고 현장에 대해선 경찰 조사가 진행 중"이라면서 "구체적인 사고 원인이 나오면 대응책을 세울 것"이라고 했습니다.
입주한 지 6개월밖에 되지 않은 신축 아파트 단지에선 침수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서울 송파구 거여동에 있는 '송파 시그니처 롯데캐슬' 아파트 지하 주차장이 물에 잠겼습니다. 지하수, 오수 등 물을 퍼내는 배수시설이 갖춰져 있었지만, 이 시설에 낙엽 등이 쌓여있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주차장 침수 말고도 이 단지 내 일부 가구는 천장에서 물이 새는 수난을 겪기도 했습니다. 가구 내 천장 몰딩과 화재감지기 등 사이로 물방울이 계속 떨어졌다고 합니다. 이 밖에 소방 감지기 불량으로 소방차가 지난달에만 20회 이상 출동하기도 했습니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배수시설 자체에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니고 배수관에 낙엽 등 이물질이 끼어 기능이 작동되지 않은 것"이라며 "가구 누수 하자는 단지 내 상주하고 있는 서비스 관련 직원들이 대응할 예정이다. 이 직원들은 약 30개월 상주할 예정"이라고 했습니다.
사고가 잇달아 터지면서 롯데건설은 실수요자들의 따가운 눈초리를 피하기 어려워졌습니다. 부동산 커뮤니티에서도 이번 사례를 두고 반응이 뜨겁습니다. 한 실수요자는 "아파트 이렇게 지어놓고 강남 3구 아파트라고 하겠느냐" "10대 건설사면 10대 건설사다운 대응이 필요하다" "롯데건설 믿을 수 있겠나" 등의 반응이 나왔습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