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로키티’로 유명한 일본 캐릭터 전문 기업 산리오가 중국 알리바바그룹과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메타버스, 블록체인 등 미래 먹거리를 염두에 두고 빅테크(대형 기술기업)와의 협업을 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산리오는 지난달 30일 “알리피시와 5년짜리 라이선스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알리바바그룹의 디지털미디어·엔터테인먼트 계열사인 알리피시는 콘텐츠와 브랜드 등 지식재산권(IP)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이에 따라 타오바오, 티몰, 알리익스프레스 등 알리바바의 다양한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 헬로키티 상품을 유통하게 된다. 원래 헬로키티의 중국 사업은 홍콩 유통재벌 리앤펑이 담당하고 있었다. 산리오 측은 라이선스 관리자를 바꾼 배경에 대해 “우리의 가장 큰 해외 시장인 중국이 빠르게 디지털화하면서 만들어지고 있는 성장 기회를 극대화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단순히 중국 내 헬로키티 상품 판매량을 늘리는 것뿐만 아니라 메타버스, 블록체인 등 신기술 활용 가능성까지 고려하면 알리바바와 손을 잡는 게 낫다는 설명이다. 중국 내 헬로키티 인기는 작년부터 치솟고 있다. 중국의 한 유명 인플루언서가 헬로키티와 관련된 캐릭터 분장을 한 채 춤을 추는 영상을 올리면서다. 지난해 중국 시장 매출은 2020년 대비 39% 늘어난 47억위안(약 9000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과거 헬로키티 전성시대를 이끌었던 미국과 유럽에서의 인기는 시들해졌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