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형 숙박시설은 주식으로 따지면 배당주(株)로 볼 수 있습니다. 향후 수년간 부동산 시장 침체가 예상되는데 수익이 지속해서 발생하는지 여부는 중요합니다. 꾸준한 수익(인컴)이 들어온다면 가격 하락기에도 버틸 동력이 될 것입니다."
정승호 핸디즈 대표는 '부동산 하락기 생활형 숙박시설이 매력이 있나'라는 질문에 "다른 상품이 오를 때 급등하진 않지만 떨어질 때도 급락하진 않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정 대표는 2012년까지 패스트트랙아시아에서 몸담고 있다가 2012~2013년 굿닷을 거쳐 2015년 핸디즈를 창업했다.
정 대표는 "핸디즈에서 운영하는 생활형 숙박시설 연수익률은 지난해 기준 평균 4.3%"라며 "도심에 있는 생활형 숙박시설과 휴양지에 있는 생활형 숙박시설 수익률이 크게 다르지 않다. 도심형은 꾸준하게 투숙객이 있지만, 휴양지형은 휴가철 등 성수기에 몰린다는 차이점이 있다"고 설명했다.생활형 숙박시설 붐 타고 급성장…작년 107억원 매출에서 올해 300억원 기대핸디즈는 생활형 숙박시설을 위탁 운영을 하고 있다. 관련업계에서는 '고급 생활형 숙박시설 운영은 핸디즈'라고 할 정도로 정평이 나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107억원으로 전년(2020년 27억원)보다 296% 급증했고, 올해에는 300억원의 매출액이 예상되고 있다. 핸디즈는 현재 부산 기장군 기장읍에 있는 '르컬렉티브 오시리아' 등 전국 12곳, 2000실을 운영하고 있다.
사업 초창기에는 완공된 생활형 숙박시설을 운영했지만, 최근에는 사업의 초기단계부터 손을 잡고 있다. 서울 강서구 마곡동에 들어설 '롯데캐슬 르웨스트' 경기도 남양주시 별내동에 지어질 '별내자이 더 스타 이그제큐티브' 등이 대표적인 현장이다. 핸디즈는 이미 30곳, 2만실과도 위탁 운영을 확정했다.
정승호 대표는 성장의 배경에 대해 수익구조와 사업초기부터의 협력이라고 밝혔다. 그는 "단지에서 발생한 수익을 실별 분양가 비중에 따라 수익을 가져가는 구조로 보면 된다. 많게는 5%대 수익도 가능하단 얘기"라며 "무엇보다 공실이 없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어떻게 운영하느냐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생활형 숙박시설 중에 하나의 단지에 운영사가 2~3곳이 있는 경우도 있다"며 "회사마다 운영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투숙객을 유치하는 것부터 건물을 관리하는 것까지 전반적인 부분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핸디즈는 생활형 숙박시설 설계단계부터 시행사와 운영이 용이하도록 협력한다"며 "효율적인 운영이 가능하도록 짜여있다보니 다른 곳보다 양호한 수익률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효율적인 운영 가능하도록…설계부터 적극적으로 참여생활형 숙박시설은 호텔과 오피스텔이 가진 장점을 모아 놓은 주거 형태다. 미국, 유럽 등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레지던스가 국내 생활형 숙박시설이라고 보면 된다. 생활숙박시설은 호텔과 유사한 분양형호텔과 같은 형태를 거쳐 최근엔 아파트 구조와 크게 다르지 않은 형태로 발전했다.
최근 몇 년새 국내 부동산 투자자들에게 생활형 숙박시설은 아파트 대체재 개념이 강했다. 아파트를 원활하게 공급받지 못한 수요자나 전매를 통해 웃돈을 챙기려는 투자자들이 몰려들었다. 국토교통부는 뒤늦게 생활형 숙박시설을 주거용으로 사용하는 것에 대해 규제를 하겠다고 나섰다. 최근 공급되는 생활형 숙박시설마다 위탁운영사가 언급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정승호 대표는 "생활형 숙박시설은 말 그대로 숙박시설이다. 단기·장기로 숙박을 할 수 있을 뿐 거주는 하지 못하도록 되어 있다"며 "일부 투자자들은 '내 집인데, 내가 왜 못 들어가'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생활형 숙박시설에 투자하려면 '주거 상품'이라는 인식부터 바꿔야 한다"고 꼬집었다.
다시 말해 월세를 기대하는 투자상품 관점에서 보라는 조언이다. 일반적인 수익형 부동산과 같이 입지나 주변 환경 등과 함께 투숙상품이다보니 '어떤 회사가 운영하느냐'도 필수라는 게 정 대표의 주장이다.
정 대표는 "2020~2021년은 생활형 숙박시설과 지식산업센터에 투자자들이 몰렸다"며 "문제는 초보 투자자들까지 덩달아 몰리다보니 상품에 대한 이해가 적었다. 이러한 투자자들이 기대하는 점과 본래 생활형 숙박시설의 취지와는 거리가 있다"며 시장에 대해서는 연착륙보단 경착륙이 예상된다고 했다.
그는 "생활형 숙박시설이 '숙박시설'이라는 용도에 맞게 시장도 본래 취지대로 흘러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우리나라에 있는 생활형 숙박시설은 '분양'이라는 방식을 거치는데, 이는 외국에서 봤을 때 굉장히 독특한 제도다. 이를 외국시장에 적용해 세계 시장에 진출해보고 싶다"고 했다.
향후 생활형 숙박시설 시장은 당분간 조정될 것이라고 봤다. 경기 침체 우려, 금리 인상 등 시장을 둘러싼 환경이 비우호적으로 바뀌고 있어서다. 그는 "생활형 숙박시설 시장뿐만 아니라 모든 부동산 시장이 마찬가지겠지만 향후 3~4년, 길게는 5년 정도는 침체기가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현금을 가진 투자자들에겐 기회가 되겠지만 대부분의 투자자 입장에선 버텨야 하는 힘든 시기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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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사진=최혁 한경닷컴 기자 choko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