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미컬슨과 말하지도, 골프치지도 않을 것" 커플스, '손절' 선언

입력 2022-07-01 11:32
수정 2022-07-01 18:10

"앞으로 필 미컬슨(52·미국)과는 말할 일도, 골프를 같이 칠 일도 없을 것이다."

프레드 커플스(63·미국·사진)가 사우디아라비아 자본이 후원하는 LIV 골프 인비테이셔널로 떠난 미컬슨을 '손절'한다고 선언했다.

커플스는 1일(한국시간) 미국 골프전문 매체 골프닷컴에 "이제 미컬슨과는 서로 다른 배를 탄 남남"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1992년 마스터스 우승자 커플스는 PGA 투어 통산 15승을 거둔 베테랑이다. 미컬슨과는 같은 시대에 활약하며 돈독한 관계를 이어왔다. 세계 골프 명예의 전당 회원으로, 프레지던츠컵 미국 팀의 단장을 3차례나 맡으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의 정신적 지주 역할도 해왔다.

커플스는 이날 미컬슨에 대해 거침없는 비판을 내놨다. 그는 "나는 시애틀에서 온 노인이지만 내가 버는 돈이 어디에서 오는지는 알고 있다"며 "만일 내가 (LIV 시리즈로) 간다면 우리 가족들은 아마 나를 버릴 것"이라고 말했다. LIV골프가 인권 침해와 각종 만행으로 비난받아온 사우디아라비아의 자본을 바탕으로 운영된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그는 "LIV로 간 선수들은 (사우디 자본의 돈을 받은 대신) 입에 재갈을 물린 것과 마찬가지"라며 "미컬슨이 저렇게 바보처럼 보인 적이 있었느냐"고 되물었다.

LIV골프의 지속가능성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커플스는 "1억5천만 달러(약 1940억원)나 되는 돈을 선수들에게 계속 줄 수 있다고 믿기 어렵다"며 "3년 이상 갈 수 있겠느냐"고 의구심을 나타냈다.

LIV 시리즈는 올해 10월까지 7개 대회마다 총상금 2500만 달러씩 내걸었고, 최종전인 10월 말 대회에는 8000만 달러짜리 대회를 치를 예정이다. 6월 영국 런던 인근에서 열린 개막전에서 개인전과 단체전을 휩쓴 샬 슈워츨(남아공)은 한국 돈으로 60억원 정도를 받았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