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원유 수급난에도…OPEC+, 8월 증산속도 유지 결정

입력 2022-06-30 23:01
수정 2022-06-30 23:08
국제유가 고공 행진하며 세계 곳곳에서 증산 압박이 거세졌지만,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 플러스’(OPEC+)는 원유 증산 속도를 높이지 않는다고 결정했다.

30일 로이터, AF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OPEC+는 이날 개최된 정례회의에서 8월 원유 증산량을 이달 초 합의한 하루 64만 8000배럴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날 OPEC+ 회의에선 9월 이후의 증산 정책에 관한 언급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 정례회의는 8월 3일에 열릴 예정이다.

OPEC+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이어진 국제유가 고공 행진에 따른 서방의 추가 증산 요구에도 증산 속도를 크게 높이지 않았다. 지난 2일 정례회의에선 7월∼8월 증산 목표를 과거보다 50%가량 늘리기로 합의한 게 전부였다.

하지만 회원국들의 실제 생산량이 목표치에 못 미친다는 지적이 나온다. 원자재 거래플랫폼인 오안다(OANDA)의 제프리 할리 애널리스트는 “OPEC+는 현재 생산 목표도 맞추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깜짝 놀랄만한 증산 소식은 기대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지난 27일 독일에서 열린 G7 정상회의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OPEC 회원국인 아랍에미리트(UAE)와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유 증산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서방국가의 대러시아 제재 시행 이후 국제유가가 가파르게 올랐다. 북해 브렌트유는 배럴당 120달러를 넘겼다. 현재 배럴당 115달러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소폭 하락했지만, 여전히 2008년 이후 14년 만의 최고치를 유지하는 중이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