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워홈 남매의 난, 구지은 '승기'

입력 2022-06-30 17:25
수정 2022-07-01 01:50
범LG가(家) 남매들이 대부분의 지분을 보유한 종합식품기업 아워홈이 현 최고경영자(CEO)인 구지은 부회장(사진) 체제를 유지하게 됐다. 구 부회장의 오빠 구본성 전 부회장이 시도한 이사진 교체가 무산됐기 때문이다.

30일 서울 마곡동 아워홈 본사에서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구 전 부회장이 요청해 상정한 신규 이사 48명 선임 등의 안건이 모두 부결됐다. 이번 임시주총은 구 전 부회장이 “지분 매각작업을 방해받고 있어 현 이사진을 교체할 필요가 있다”며 법원에 임시주총 허가를 요청한 게 받아들여져 열렸다.

아워홈은 창업자인 고(故) 구자학 회장의 1남3녀가 전체 주식의 99%가량을 나눠 갖고 있다. 구 전 부회장이 38.56%로 가장 많고, 장녀 구미현 씨가 자녀 지분 0.78%를 포함해 20.06%, 구 부회장이 20.67%를 보유하고 있다.

차녀인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의 부인 구명진 씨도 19.60%의 지분을 갖고 있다.

이번 임시주총에 캐스팅보트를 쥔 미현씨는 불참했다. 구 부회장이 “미현씨의 의결권 행사를 금지해달라”고 낸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구 전 부회장은 이사 선임 가결 요건인 절반 이상의 표를 얻지 못해 이사회 교체 시도가 무산됐다.

남매간 분쟁이 구 부회장의 승리로 일단락됐지만, 시장에선 아워홈 지분 매각을 두고 여러 가지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다. 구 전 부회장과 미현씨의 지분 매각이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우세한 가운데 아예 1남3녀 지분 전체가 통으로 매각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법원은 미현씨 의결권 행사 가처분을 인용하면서 지난해 4월 체결된 세 자매의 지분 공동 매각 합의서를 결정문에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